두산은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무려 8명의 대표선수가 포함된 탓에 주축들이 빠진 채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팀 합류일자가 2월9일이었으니 사실상의 1.5군 캠프가 벌써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셈이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이뤄낸 주역들이 빠졌으니 빈자리가 큰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주전들이 잠시 비운 곳을 채우려는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여러 포지션 가운데서도 가장 눈길을 모으는 곳은 역시 ‘안방’이다.
두산의 안방은 양의지(30)라는 걸출한 포수가 굳건히 버티고 있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 그러나 포수라는 위치상 한 시즌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선 백업의 존재가 중요하다. 실제로 지난해 두산은 양의지가 두 차례 부상으로 빠져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아찔한 경험이 있기에 올 시즌을 앞둔 현재 시점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한창인 모습이다.
경쟁에 나선 이는 동갑내기 포수 박세혁(28)과 최재훈(28)이다. 둘은 이미 지난 시즌 백업경쟁 1라운드를 치러냈다. 1승은 박세혁이 먼저 챙겼다. 2015년 말 상무 제대 이후 팀에 복귀한 박세혁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타격과 수비에 걸쳐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도중 양의지가 부상으로 빠진 시점에선 주전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이에 맞선 최재훈은 독을 품은 상태다. 박세혁의 가세 전까지 준수한 기량의 백업포수로 인정받았던 최재훈은 지난해 부진 속에 고개를 숙여야했다. 절치부심 끝에 마음을 다잡고 올겨울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미야자키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전과 다른 ‘질 좋은 타구’를 여럿 선보이며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양의지의 공백 상태에서 막이 오른 백업경쟁 2라운드. 올 시즌 두산을 지켜볼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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