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괴롭혔던 궈쥔린-천관위
이스라엘전 투구수 50개 미만… 최종전 등판 가능해져 또 악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일정이 처음 발표됐을 때만 해도 한국은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듯했다. A조(한국, 네덜란드, 이스라엘, 대만) 주최국인 한국은 유일하게 낮 경기를 치르지 않아도 됐다. 경기 시작 시간은 모두 KBO리그 주중 경기가 열리는 오후 6시 반으로 배정받았다. 이에 비해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은 밤 경기를 치른 이튿날 낮 12시에 한 경기씩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은 다른 세 나라의 에이스를 모두 상대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6일 이스라엘이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 제이슨 마르키(전 신시내티)를 선발로 내세운 건 예상된 바였다. 모든 팀에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도 7일 한국전에 에이스 릭 밴덴헐크(일본 소프트뱅크)를 내세웠다. 네덜란드로서는 이날 경기가 대회 첫 경기인 데다 밴덴헐크가 2013∼2014년 삼성에서 뛴 경험이 있어 한국 타자들의 습성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한국이 예상치 못했던 것은 대만의 ‘원투펀치’다. 한국은 9일 대만과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데 이날 대만의 오른손-왼손 에이스인 궈쥔린(일본 세이부)과 천관위(일본 롯데)가 나란히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두 투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때 한국을 괴롭혔던 투수이다. 궈쥔린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4와 3분의 2이닝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졌다. 천관위 역시 한국과의 예선전에서 4와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7일 이스라엘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궈쥔린은 WBC에서는 한국과 만날 일이 없어 보였다. 대회 규정상 50개 이상을 던지면 4일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이스라엘전에서 채 1회도 버티지 못하고 29개의 공만 던진 채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9일 한국전 등판이 유력해졌다. 이날 대만의 두 번째 투수로 나온 천관위 역시 43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전에서는 초기에 난조를 보였지만 대만 최고의 에이스인 이들이 다시 등판 기회를 잡으면서 한국전에서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팀 내분으로 정상적인 전력을 갖추지 못한 채 WBC에 출전한 대만은 A조 최약체로 평가된다. 하지만 궈쥔린과 천관위는 한국 선수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든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다. 9일 대만을 이겨야만 하는 한국에 이들의 등판은 또 하나의 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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