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선수들은 4일 동부와의 원정경기에서 83-73으로 이겼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4쿼터에 쏟아진 상대 실책에 편승한 승리였기에 경기 후 용인 죽전에 위치한 숙소(삼성트레이닝센터·STC)로 돌아온 뒤에도 팀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삼성 선수들은 늦은 밤 STC 근처 카페에 모두 모였다. 선수들을 불러 모은 이는 최고참 주희정(40)이었다. 후배들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였다. 주희정은 8일 “요즘 우리 팀 경기력이 좋지 않다보니 후배들이 의기소침해진 것 같더라. 시즌 중이니 술을 한 잔 할 수는 없고, 커피나 달달한 음료를 같이 마시고 얘기하면서 기분을 풀자는 뜻에서 카페로 불러 모았다”고 밝혔다. 임동섭(27)은 “힘내라면서 (주)희정이 형이 한턱 쐈다. 요즘 커피 값이 만만치 않은 데다, 우리가 케이크와 빵까지 먹어서 어지간한 회식비 못지않게 나왔을 텐데…”라며 웃었다.
그러나 삼성 선수들의 ‘카페 회동’은 당장 효과를 보진 못했다. 삼성은 5일 LG와의 홈경기에서 64-91로 완패했다. 이관희(29)는 “희정이 형이 우리를 위해 마련한 자리였는데, 경기에서 이기질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다. 선수들이 좀더 힘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희정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안 좋을 때도 있게 마련이다. 후배들이 그동안 잘해오지 않았나.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전부 능력 있는 선수들이다. 우승 기회가 아무 때나 오는 것은 아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잘 뭉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 이 시기를 잘 이겨낸다면 분명 우리 팀은 더 성장할 것”이라며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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