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한 승리, FC바르셀로나(스페인)는 9일(한국시간) 누 캄프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프랑스)과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홈 2차전에서 지구촌 팬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불가능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금 각인시켰다. 원정 1차전에서 0-4로 무릎을 꿇었던 바르셀로나는 6-1 대승과 함께 대회 역사를 새롭게 썼다.
대회 출범 이후 1차전 0-4 패배를 뒤집은 건 바르셀로나가 최초다. 하루 전 아스널(잉글랜드)이 원정 1차전 1-5 패배를 안방에서 극복하려다 오히려 같은 스코어로 또 다시 무너지면서 충격만 더했기에 바르셀로나 드라마의 감동은 더 크게 다가온다.
그런데 챔피언스리그에서 기적의 역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가까운 사례가 2003∼ 2004시즌 8강전이다. 당시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스페인)가 AC밀란(이탈리아)과 원정 1차전 1-4 패배를 딛고, 홈 2차전 4-0 승리로 승자를 바꿨다. 바르셀로나도 역시 기쁨을 맛본 적이 있다. 1999∼2000시즌 8강 원정 1차전에서 첼시(잉글랜드)에 1-3으로 패한 뒤 홈에서 5-1로 승리했다. 2012∼2013시즌 16강에서도 AC밀란에 원정 1차전 0-2 패배로 끌려가다 홈 2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위기에 더욱 강해지는 승부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물론 이밖에도 대단한 승부가 종종 연출됐다. 주로 회자되는 경기는 단판 결승이다. 1998∼199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0-1로 뒤지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2골을 몰아쳐 기적을 완성했다. 공교롭게도 그 장소가 누 캄프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2004∼2005시즌 파이널에선 리버풀(잉글랜드)이 AC밀란에 전반까지 0-3으로 끌려가다 후반 동점을 만들고 승부차기 우승한 장면도 장소를 따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