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16강 2차전 PSG에 6-1 승리… 1차전 0-4 참패 딛고 기적의 8강
로베르토, 후반 종료직전 환상골… 네이마르는 2골-마지막골 도움
UEFA “챔스리그 역사 새로 썼다”
후반 46분 네이마르의 페널티킥 골로 FC 바르셀로나(바르사·스페인)가 5-1로 크게 앞섰지만 바르사 팬들은 손톱을 깨물면서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팬들의 열정적 응원으로 상대의 기를 죽여 ‘방문 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바르사의 안방 캄프누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바르사는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방문경기에서 0-4로 져 9일 열린 2차전에서 대승을 거둬야 했다. 네이마르의 골로 1, 2차전 합계 5-5 동률을 만들었지만 후반 17분 PSG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에게 골을 내준 탓에 ‘방문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탈락을 눈앞에 두고 있어 팬들의 표정도 굳어져 가고 있었다.
후반 추가 시간이 끝날 무렵 믿기지 않는 골이 터졌다. 네이마르가 골문으로 파고드는 세르히 로베르토를 향해 로빙 패스를 했고 로베르토가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살짝 띄워 골네트를 가른 것이다. 8강 진출 실패가 유력한 상황에서도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않고 끝까지 응원을 펼치던 9만6290명의 팬들은 극적인 골이 터지자 눈물을 흘리며 서로 얼싸안고 환호했다.
바르사는 6-1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1, 2차전 합계 6-5로 10시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바르사가 UEFA 챔피언스리그 사상 처음으로 1차전 0-4 패배를 뒤집었다고 전했다. UEFA는 홈페이지를 통해 “바르사가 UEFA 챔피언스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탈락 위기에서 극적인 승리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통산 여섯 번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꿈꾸는 바르사의 기적을 만들어 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는 공격수 네이마르다. 경기 전 인스타그램에 ‘1%의 기회뿐이라고 해도 우리에게는 승리에 대한 99%의 믿음이 있다’는 문구를 올린 그는 로베르토의 골을 어시스트한 것을 비롯해 프리킥(후반 43분)과 페널티킥(후반 46분)으로 2골을 뽑아내며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유럽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네이마르의 평점으로 만점인 10점을 줬다. 네이마르는 “내 인생 최고의 경기였다. 우리가 똘똘 뭉친다면 어떤 팀도 바르셀로나를 막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바르사 미드필더 이반 라키티치는 “우리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에서 영감을 얻어 대역전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지난달 6일 NFL 뉴잉글랜드는 애틀랜타와의 결승에서 25점 차를 뒤집고 우승을 차지했다. 라키티치는 “슈퍼볼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었다.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이 스포츠다”고 말했다.
최근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시즌 종료 후 사퇴하겠다고 밝히는 등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바르사는 극적인 승리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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