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3’ 잔인한 운명, 현대건설 봄 배구 좌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2일 18시 59분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GS칼텍스 경기에서 두세트를 내주며 3위 진출이 좌절된 현대건설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장충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GS칼텍스 경기에서 두세트를 내주며 3위 진출이 좌절된 현대건설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장충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고비 하나를 못 넘기고….”

치열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했다. 단 한 경기 결과에 따라 ‘봄 배구’ 마지막 티켓의 주인공이 바뀌는 잔인한 운명은 숨 막히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1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은 ‘투혼’이라는 표현마저 부족할 정도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41이던 현대건설은 ‘승점 3’에 전부를 걸었다. 세트스코어 3-0 혹은 3-1 승리를 거둬야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했기 때문. 승점 44에 도달할 경우 세트득실률이 밀린 3위 인삼공사(승점 44)를 제치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었다.

승점 3을 위해선 1세트 승리가 절실했던 현대건설. 이다영과 황연주 등 주축선수들은 초반부터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절실함을 대신 표했다. 그러나 의욕이 앞선 탓일까. 현대건설은 1세트를 20-25로 내주고 위기를 맞았다.

2세트 역시 치열하게 전개됐다. 경기의 중요성을 가장 여실히 보여준 장면은 2세트 17-17 동점상황이었다. 현대건설 황연주의 서브로 시작된 랠리는 무려 16차례까지 이어질 만큼 치열했다. 특히 양 팀 리베로인 현대건설 염혜선과 GS칼텍스 나현정이 펼친 디그는 단연 압권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2세트를 25-23으로 따낸 현대건설은 그러나 3세트를 18-25로 내주고 승점 3 획득에 끝내 실패했다. 3년 연속 봄 배구가 좌절된 순간이었다.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3세트 종료 후 한동안 움직이지 못한 채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건설이 최종전에서 고개 숙인 반면 이날 3위를 확정지은 인삼공사는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서 벗어나 3년 만에 봄 배구에 참가하게 됐다.

장충체육관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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