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마라도나(57)는 ‘신의 손’이라는 별명이 생긴 31년 전 그날처럼 활짝 웃었다. 자신의 손으로 조국 아르헨티나를 한국과 한 조에 속하게 만든 뒤였다. 1986 멕시코 월드컵 8강전(2-1 아르헨티나 승)에서 손으로 골을 넣어 잉글랜드에 아픔을 안긴 마라도나는 15일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 조 추첨 행사에서 손으로 한국을 울렸다.
마라도나는 이날 1, 2번 포트 12개 국가의 조 편성을 추첨했다. 개최국 한국은 A조 1번 시드로 확정이 된 상황. 2번 포트(6개 국가) 추첨에 나선 마라도나는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할 국가로 아르헨티나를 뽑았다. 조 추첨 행사에 참석한 한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나왔다.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가 많은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는 한국에 부담스러운 상대이기 때문. 마라도나에 이어 3, 4번 포트의 조 편성을 추첨한 파블로 아이마르가 한국과 같은 조로 잉글랜드, 기니를 뽑으면서 A조는 ‘죽음의 조’가 됐다.
아르헨티나가 적힌 종이를 흔들며 활짝 웃는 마라도나를 본 누리꾼들은 “마라도나의 손은 한국에는 ‘악마의 손’이 됐다” “마라도나와의 월드컵 악연은 끝나지 않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마라도나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사령탑으로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4-1로 꺾었다.
그나마 한국은 차범근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덕분에 아르헨티나와 개막전에서 맞붙는 부담은 덜었다. 마라도나에 이어 아르헨티나의 조 번호 추첨에 나선 차 부위원장은 아르헨티나를 A조의 3번 국가로 뽑았다. 이 때문에 한국은 기니(A조 2번)와,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A조 4번)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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