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J리그와 비슷한 호칭으로 J리그처럼 지역 밀착형 클럽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 스포츠팬도 1월 가와사키 브레이브 썬더스가 한국의 안양 KGC와 동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에서 경기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 농구계는 2004년 이후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다. 회사 사원 선수가 플레이하는 기업 팀이 중심인 NBL과 불황으로 농구부를 폐지하는 기업 팀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위기감을 느낀 프로화한 팀을 중심으로 bj리그로 분열됐다. 그리고 2014년 두 리그가 긴 세월 동안 통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일본은 국제 농구 연맹에서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일본 농구가 이대로 가다가는 국제무대에서 쫓겨날 수도 있는 상황. 완전한 프로화를 토대로 리그 통합을 위한 개혁 팀의 주역으로 지목된 것이 1993년에 J리그를 출범시킨 카와부치 사부로(川淵三郞) 씨였다.
현재 일본축구협회 최고 고문을 맡았던 그를 최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에 대해 “‘(문제를 해결하는 건) 나밖에 없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농구의) 통합에는 톱 다운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모두의 의견을 들어봤지만 10년간 합병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의견이 맞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가와부치 씨는 농구 두 리그 팀 대표자와의 첫 회의에서 ‘각 팀의 독립 법인화’와 ‘5000명을 수용하는 홈 경기장을 마련하고 경기 8할을 치르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J리그 출범 당시 ‘1만5000명을 수용하는 홈구장과 여기서 8할의 시합을 한다’는 조건과 같은 발상이었다.
J리그는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25년째를 맞은 지금, 독립된 클럽이 지역에 뿌리내렸다. 입장료 수입과 지역의 소액 후원 등으로 운영되는 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역의 중심이 되는 홈 경기장의 존재가 출발점이 된다고 그는 믿고 있었다.
그러나 농구 대표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축구 쪽에서 온 아마추어(素人) 주제에…”라며 반발했다. 카와부치 씨는 물러서지 않았다. “나는 농구는 초보자이지만 경영은 프로다. 지금의 (농구계) 꼴(¤たらく)은 뭐냐!”
밖에서 온 그에게 불만을 갖고 뒤에서 욕을 하던 각 팀도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그리곤 체육관을 소유한 자치단체의 협력을 얻으면서 올 시즌 1부, 2부 리그 18팀씩으로 B리그가 발족했다. 일단 전반이 끝난 상황에서 1부 리그 관객은 통합 전에 비해 34%가 늘었다.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중요한 것은 모 기업의 금전적인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 법인’의 클럽이다. 기업에 의존한 스포츠는 기업이 쓰러지면 팀도 망하고 리그도 쇠퇴한다. 일본도 한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J리그에는 모 기업이 지원을 접으면서 요코하마 후류겔스가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합병할 수밖에 없었다. 아픈 기억이었다.
한국도 알고 있듯 도시바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이 기업 스포츠팀인 가와사키 브레이브 썬더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카와부치 씨는 “브레이브 썬더스가 진정한 자립을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능력(흥행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스포츠팀 역시 이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나카고지 토루는?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 스포츠부 편집 위원. 1968년생. 대학시절까지 축구 선수였다. 입사 후에도 축구를 중심으로 취재하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아사히신문 서울지국 기자로 한국 측을 담당했다. 현재는 스포츠에 얽힌 폭력이나 사고, 그리고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길 환경을 어떻게 만드는지 등을 폭넓게 취재하고 있다. ---------------------<일본어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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