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감독이 쉽지 않은 것은 주전, 백업 사이의 실력격차가 유독 큰 팀 구성에 근본 원인이 있다. 이러다보니 144경기 모두 베스트 멤버가 뛰기 어려운 현실에서 감독은 최적 조합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해 7월10일 사직 LG전 당시 롯데의 라인업이 논란을 불러온 현실은 감독과 외부의 온도차를 여실히 드러낸다. 그때 롯데는 1번 손아섭~2번 나경민~3번 김문호~4번 박종윤~5번 이우민~6번 손용석~7번 정훈~8번 김준태~9번 문규현이 나갔다.
지명타자 최준석이 없는 상황에서, 포수 강민호에게 휴식을 줘야 했고, 3루수 황재균이 갑자기 부상이 발생하자 라인업이 이렇게 흔들렸다. 경기마저 패하자 일부 팬들의 비판이 빗발쳤고, 롯데는 1패 이상의 내상을 입었다.
그러나 2017시즌은 예전처럼 선수 1~2명 빠진다고 이렇게 극단적인 라인업을 짤 일은 없을 것 같다. 일단 내야진의 옵션이 다양해졌다. 1루 이대호(김상호, 김대우)~2루 앤디 번즈(정훈, 김동한)~3루 문규현(오승택, 정훈, 김상호)~유격수 신본기(문규현)까지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이 빠져나갔음에도 선택지가 넓어졌다. 시범경기 정훈이 중견수로 테스트 될 정도로 내야진은 두껍다. 외야도 손아섭~김문호~전준우 주전 라인을 나경민, 이우민 등이 받친다.
마운드도 시범경기를 통해 김원중이 선발 합격점을 얻고 있다. 박세웅, 박진형과 영건 선발 트리오를 이룰 듯하다. 이 말은 곧 롯데 조원우 감독이 연차가 아닌 실력 위주로 우선권을 주겠다는 예상과 맥이 닿는다.
선발, 불펜, 내야, 외야 가리지 않고, 롯데의 보직은 일단 거의 세팅이 완료된 상태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이 그렇다는 얘기일 뿐, 실적에 따라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제 롯데에서 이대호, 강민호, 손아섭을 제외하면 흔들림 없이 기용을 보장받을 선수는 없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심지어 외국인투수인 파커 마켈과 타자 번즈도 예외가 아니다.
2017시즌은 롯데와 조 감독의 2년 계약이 종료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가을야구를 하지 못하면 활로는 없다는 비장함으로 조 감독은 임하고 있다. 롯데의 2017시즌은 3월31일 개막전(마산 NC전)부터 전력질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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