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마이너행 박병호, 미네소타의 속셈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일 05시 30분


미네소타 박병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미네소타 박병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미네소타 박병호(31)가 팀 내에서 시범경기 홈런, 타점, 최다안타, 장타율, 출루율 1위를 기록했음에도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 등 미국 현지언론은 3월31일(한국시간) ‘박병호가 시즌 개막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맞게 됐다’ 보도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의 플로리다 캠프에 초청선수로 참가해 시범경기 1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53(51타수 18안타) 6홈런 1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59를 거뒀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개막 25인 로스터 진입은 기정사실로 보였다. 박병호의 지명타자 라이벌로 꼽히던 케니 바르가스는 시범경기 15타수 1안타로 부진했고, 부상까지 겹쳐 상황은 더욱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미네소타 폴 몰리터 감독과 데릭 펄비 사장은 “불펜투수 1명을 엔트리에 더 넣기 위해 이런 결정을 했다. 박병호가 포지션 경쟁에서는 승리했지만, 팀 전체 구성을 위한 것”이라며 박병호를 외면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네소타 동료 선수들조차도 놀라게 만든 의외의 결정이었다. 정작 당사자 박병호는 “아쉬운 소식이지만 실망하지는 않는다. 내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며 메이저리그 복귀에 대한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관건은 미네소타의 의중이다. 미네소타는 지명타자를 외야 백업요원인 로비 그로스먼에게 맡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공격력 약화를 감수하면서까지 불펜투수를 8명으로 확장시켰다. 어빈 산타나, 헥터 산티아고, 카일 깁슨, 필 휴즈, 아달베르토 메히아로 구성된 선발진이 불안하다고 여기고 불펜을 강화한 셈이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갈수록 투수 13명 엔트리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야수진에서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 박병호를 우선적으로 호출할 것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박병호를 승격시키지 않는다면, 야구 실력 이외의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박병호에게 인고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끝나는 시점을 기약할 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일 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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