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5)는 2011시즌을 끝으로 KBO리그를 떠났다. 평정이 끝난 한국 무대에서 더 이상은 이룰 것이 없었다.
NC 다이노스는 2013시즌부터 9번째 구단으로서 KBO 1군 리그에 참여했다. 2014시즌부터 3년 연속 가을야구를 했다. 반면 롯데는 2012시즌 가을야구가 마지막이었다.
급성장한 NC는 경남 지역에서 롯데가 쌓아놓은 아성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양 팀의 경쟁의식은 첨예했다. 2016시즌 NC가 롯데에 일방적 우세(15승1패)를 점하며 롯데의 위기의식은 극도로 치솟았다. 그리고 롯데는 2016시즌 후 4년 총액 150억원을 투자해 이대호를 복귀시켰다. 침체된 부산 야구의 부흥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이대호는 열렬한 환대 속에서 돌아올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롯데의 2017시즌 개막 3연전 첫 상대는 NC다. 롯데는 속이 더 쓰리다. 개막전을 사직에서 할 수 있었다면 관중과 시청률에서 ‘이대호 특수’를 누릴 수 있었는데 하필이면 이웃팀 NC의 안방인 마산에서 남 좋은 일이나 해줄 판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최근 성적이 좋지 못한 탓이다.
지난 시즌 1승15패라는 열등감을 안고 있는 NC와 맞붙는 스케줄에 대해 롯데는 “차라리 먼저 붙게 돼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3연전에서 ‘희망’을 보여주면 기세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지난해까지 NC라는 팀과 단 1경기도 해보지 않은 이대호는 롯데의 심리적 부담감에서 자유로운 존재다. 이대호가 구심점이 되어주면 롯데 안에서 NC 공포증을 해소할 분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이대호는 31일 NC와 만난 개막전에서 비록 팀이 5-6으로 패했지만 고군분투했다.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팀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0-0으로 맞선 4회 선취점을 올리는 적시타를 터뜨렸고, 7회에도 중전안타를 쳤다. 그리고 4-6으로 뒤진 9회 1점차로 추격하는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이대호는 “지난시즌 NC에게 몇 경기만 더 이겼으면 롯데가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다”면서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 애쓰는 듯하다. 베테랑이 돌아온 롯데와 달리 NC 김경문 감독은 세대교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개막전 승리로 NC가 롯데전 15연승을 이어갔지만, 올 시즌만 놓고 보면 1경기만 했을 뿐이다. 3연전 결과는 어떻게 될까. ‘동상이몽’ 롯데와 NC의 2017시즌은 기선제압부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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