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PO 1차전 6점·7어시스트로 승리 견인 정규리그 평균 10분미만 출전에도 경기력 유지 비결은 꾸준한 훈련, 주희정 “내 할일을 했을 뿐”
‘레전드의 클래스’는 달랐다.
삼성의 주희정(40)은 프로농구 정규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1029경기)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5381어시스트)와 스틸(1505스틸)을 기록한 레전드다. 그는 KBL이 출범 20주년을 맞아 선정한 12인의 레전드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는 31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에서 22분14초를 뛰면서 6점·3리바운드·7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면서 팀에 89-75의 승리를 안겼다.
● 고비 때마다 나온 레전드 클래스, 팀에 PO 1차전 승리 안겨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출전해 1쿼터 3점슛으로 팀의 첫 득점을 안긴 그는 팀이 53-46으로 추격당한 3쿼터 종료 5분54초전 임동섭의 3점슛을 어시스트 했으며 4쿼터 종료 6분34초 전에는 속공 패스를 통해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덩크슛을 돕는 등 고비 때마다 레전드의 위용을 뽐냈다.
최연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전자랜드가 (정규리그)6라운드 4쿼터에 3-2지역방어가 잘 먹히면서 효과를 봤다. 그 때문인지 PO 1차전 시작부터 3-2지역방어를 펼쳤는데, 주희정이 3점슛과 김준일에게 내주는 패스로 이를 다 깨버리면서 삼성이 흐름을 가져왔다”며 승리의 수훈갑으로 주희정을 꼽았다.
삼성 주희정. 스포츠동아DB ● 여전한 경기력이 놀라운 이유
올 시즌 정규리그만 놓고 보면 삼성은 주희정에게 큰 활약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출전시간 자체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그는 정규리그 51경기에서 평균 9분55초를 뛰었는데, 1997~1998시즌 데뷔 후 출전시간이 10분미만으로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감각은 물론이고 농구에 대한 의욕 자체가 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 구단의 코치는 “노장선수들은 출전시간이 갑자기 줄어들면 허탈해진다. 이것이 장기화 되면 아예 농구를 놔버리면서 자연스럽게 은퇴를 생각한다. 주희정도 그렇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정규리그 막바지에 김태술 대신 뛰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규리그 내내 5~6분가량을 뛰는 선수의 경기력이 아니더라. 30분가량을 뛰면서 지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직도 몇 년은 더 뛰겠더라”며 놀라워했다.
주희정이 변함없는 경기력을 유지한 데에는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출전시간은 급격히 줄었지만, 매일 밤 야간운동을 하면서 컨디션을 유지했다. 그는 “출전시간이 적어서 답답하기도 했지만, (김)태술이가 잘해야 우리 팀이 잘 되지 않겠나. 다만, 태술이가 힘든 시기가 있을텐데, 준비가 되어있어야 내가 도와 줄 수가 있다. 나는 그냥 평소대로 운동했을 뿐이고 감독님이 PO에서 기회를 주셨다”고 말했다.
주희정은 속공 전개에 있어서는 여전히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주희정이 코트에 들어서는 동안에는 라틀리프가 더욱 적극적으로 속공에 참여한다. 라틀리프는 “JOO(주희정)와는 2시즌 째 뛰면서 서로에게 신뢰가 있다. 일단 JOO는 내가 뛰는 걸 무조건 봐주고 망설임 없이 바로 패스를 준다. 그래서 더 뛰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주희정. 사진제공|KBL 삼성과 전자랜드의 6강 PO 1차전을 현장에서 관전한 오리온 임재현(39) 코치는 “(주)희정이 형이 뛰면 솔직히 상대 입장에서는 수비하기가 더 까다롭다. 지금은 3점슛이 좋기 때문에 라틀리프에게 도움수비를 가기가 부담스럽다. 게다가 패턴을 정확하게 지켜나가고 안정적인 패스가 나가니 임동섭, 김준일이 살아나고 라틀리프의 속공가담도 더 적극적이 된다. 여러 가지 효과가 생긴다. 정규리그 막바지 2경기와 6강PO1차전을 보면 과연 경기당 5~6분을 뛰었던 선수가 맞는가 싶다. 농구를 놓지 않고 야간 훈련을 여전히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괜히 레전드가 아니다”라며 주희정의 경기력에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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