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긴 이민영, 日그린도 제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3일 03시 00분


야마하 레이디스 9언더 우승… 올해 첫 진출, 5개대회 만에 환호
모터보트-피아노 부상으로 챙겨

“병으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용기와 힘을 줬으면 좋겠어요.”

신장암을 극복한 이민영(25·한화·사진)이 새롭게 출발한 일본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와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민영은 2일 일본 시즈오카 현 후쿠로이의 가쓰라기 골프클럽 야마나 코스(파72)에서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야마하 레이디스오픈에서 우승했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를 친 그는 최종 합계 9언더파를 기록해 와타나베 아야카(일본)를 1타차로 제쳤다. 올해 JLPGA투어에 진출한 뒤 5개 대회 만에 첫 승을 신고하며 상금 1800만 엔(약 1억8000만 원)을 받았다. 또 부상으로 모터보트와 피아노까지 챙겼다.


201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뛰어든 그는 3차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다 2015년 3월 신장암 판정이라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했다. 수술로 2.7cm 크기의 종양을 제거한 그는 다행히 건강을 회복한 뒤 지난해 7월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따내며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데뷔한 이민영이 2일 야마하 레이디스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뒤 부상으로 받은 모터보트에 올라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포즈를 취했다. JLPGA투어 홈페이지 캡처
이번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데뷔한 이민영이 2일 야마하 레이디스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뒤 부상으로 받은 모터보트에 올라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포즈를 취했다. JLPGA투어 홈페이지 캡처
올해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한국에서의 커리어는 모두 잊고 새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우승이 빨리 찾아와 놀랍다. 앞으로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암이라는 시련을 통해 그는 평소 자신을 짓누르던 성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시즌 목표를 물었더니 이민영은 “여행 다니듯이 즐겁게 모든 경기에 나서는 것”이라며 “어릴 적 배운 피아노 치는 법을 다 까먹었는데 부상품은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야마하 레이디스오픈#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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