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다양한 문제들을 노출해 우려를 사고 있다. 미흡한 전략, 부족한 준비, 불통의 리더십 등으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잣대 없는 선수기용·효율 낮은 점유율 축구 변화 불가피…6월 카타르전이 마지막 기회
사면초가에 놓인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 체제의 대표팀은 변화할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3일 슈틸리케 감독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슈틸리케 감독 지휘 하의 국가대표팀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경기에서 4승1무2패(승점 13)로 이란(5승2무·승점 17)에 이어 조 2위에 올라있지만, 경기력으로는 축구팬들의 실망을 사고 있다. 지난달 23일 중국 원정에선 0-1로 패했다. 한국축구 사상 중국 원정에서 패한 것은 처음이었다. 또 28일 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선 1-0으로 승리했으나, 한수 아래의 팀을 상대로 압도적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최종예선 내내 단조로운 전술과 전략으로 일관한 슈틸리케 감독이 3월 최종예선 2연전에서도 큰 변화 없는 모습을 보이자,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그의 능력에 대한 축구팬들의 의구심도 더욱 커졌다.
일단 대한축구협회는 한 번 더 슈틸리케 감독을 믿기로 했다. 그러나 경질 여부를 떠나 그의 거취를 놓고 기술위원회가 열렸다는 사실 자체가 일종의 강력한 경고다. 사람은 위기에 몰리면 생존을 위한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기술위원회가 열린 이유, 여론의 반응을 모를 리 없다. 변화가 불가피하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조 1차전 FC서울과 상하이 상강(중국) 경기가 열렸다.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관전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직후 선수 선발에선 광폭행보를 보였다. 역대 대표팀 사령탑들 가운데 가장 자주 K리그 현장을 누볐다.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와 색깔이 맞는 선수라면 클래식(1부리그)이든, 챌린지(2부리그)든 가리지 않았다. 다만 선수활용과 전술변화의 폭은 크지 않았다.
아울러 효율이 뒷받침되지 않은 점유율 축구로 답보상태의 경기력을 드러냈다. 같은 아시아권이라도 이란 같은 강팀을 상대로는 점유율의 우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월드컵 본선에선 더더욱 그렇다. 역습을 통해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전술도 필요해 보인다. 주변의 평가와 변화에 대한 목소리에 귀를 열어야 할 시점이다. 6월 13일 예정된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8차전(원정)까지 남은 2개월여의 시간은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