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통산 225승을 거두며 대한민국 경정에서 활동하는 18명 여자선수 가운데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박정아(5번 보트)가 물 위를 질주하고 있다. 2017시즌 9승으로 다승부분 2위에 오른 박정아는 3월29일 미혼의 경정선수만 출전한 ‘골드 미스 미스터’ 이벤트 경주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개인통산 225승…女선수 누적최다승 기록 현재 다승 공동2위, 1위 김동민 바짝 추격 전문가들 “여자선수로 첫 300승 밟을 것”
힘이나 스피드 등 신체능력의 차이 탓에 남녀가 동등하게 승패를 가릴 수 있는 스포츠는 많지 않다. 물론 드물게 남녀가 같이 겨루는 스포츠도 있다. 대표적인 올림픽 종목은 승마다. 경마와 경정도 남자 여자가 동등하게 겨룬다. 경정은 남성의 파워풀함과 여성의 섬세함이 어우러져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프로 스포츠다. 최고 시속 80km가 넘는 보트의 힘찬 질주와 6대 보트가 수면에서 펼치는 다양한 전법과 섬세한 조종술이 묘미다.
현재 경정 선수로 등록된 여자선수는 18명(3기 6명, 6기 3명, 9기 1명, 10기 2명, 11기 2명, 12기 1명, 14기 3명)이다. 전체 경정선수 150명의 12%를 차지한다. 경정 종주국 일본은 190여명의 여자 경정선수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1억5000만원 정도로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여자 선수들의 활약은 어떨까?
남자 선수와 우승 횟수를 비교한다면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건 사실이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공백이 있어 꾸준한 성적을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여성선수들이 불리하거나 약체인 것은 아니다.
3월31일 기준으로 3기 박정아(9승, 다승 공동 2위), 박설희(6승, 다승 8위), 이지수(5승, 다승 16위), 12기 김인혜(4승, 다승 17위)는 다승 부문 20위 안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남자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박정아 박정아는 다승 1위 김동민(10승, 6기, 39세, A2등급)을 바짝 추격하는 위치다. 승률 40.9%, 연대율 59.1%, 삼연대율 95.5%다. 삼연대율만 놓고 본다면 출전하는 대부분의 경주에서 3위권 이내 입상을 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본다면 박정아는 최고의 삼복승 보증수표다.
박정아는 2004년 첫 여자 경정선수로 데뷔했다. 2004년, 2008년에만 9승을 기록했고, 나머지 해는 모두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함께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경계의 대상이 될 정도로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2013년에는 29승으로 개인 최다승 기록을 작성하며 최고의 해를 맞았다.
이후 꾸준히 20승 정도의 성적을 내고 있다. 개인 통산 225승으로 여자선수 가운데 누적 최다승을 기록 중이다. 전체 경정선수 가운데 다승 23위다.
박정아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상경주에 약하다는 점이다. 대상경주 진출(스포츠월드배 1회, 문화일보배 1회) 가운데 유일하게 2014년 문화일보배 에서 3위에 입상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꾸준히 성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 시즌은 초반 출발이 좋다. 4월에 있을 제11회 스포츠월드배 대상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박정아가 피트력(출발반응속도)과 선회력이 우수하고 노련한 경주운영 능력을 보유한 만큼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300승 고지를 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