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올 시즌 이형종(28)이라는 걸출한 외야수를 또 한 명 얻었다. 물론 이형종은 지난해에도 61경기에 나와 타율 0.282, 1홈런, 14타점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믿고 내는 카드로 성장을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가 LG 양상문 감독의 계산에 들어오는 선수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장타력이다.
이형종은 올 시범경기에서 타율 0.346, 3홈런, 10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 공동 1위, 타점 공동 2위에 오를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 개막 3연전에서도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특히 3월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개막전에 리드오프로 출전해 4타수2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상대 선발 앤디 밴헤켄으로부터 결승홈런을 뽑아내며 팀이 2-1로 승리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형종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부분은 장타력이다. 노스텝이라고 할 정도로 두 다리를 땅에 붙이고 타격을 했지만 올해는 장타력을 늘리기 위해 다리를 들었다. 올해로 타자 전향 3년차밖에 되지 않는 선수지만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스스로 도전을 했다.
LG 이형종. 스포츠동아DB 서용빈 타격코치는 “(이)형종이기 때문에 도전해보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노스텝 타격은 몸의 중심이 크게 흔들리지 않아 안정적인 타격을 할 수 있다. 반면 레그킥을 하면 공에 힘을 실어 멀리 보내기 용이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타격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서 코치는 “(이)형종이는 투수를 했기 때문에 중심이동이 좋고 몸의 축이 잘 흔들리지 않는다”며 “레그킥을 했을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타격 타이밍이 흔들리는 건데 형종이는 1구 타격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다리 높이를 이용해서 2구 타이밍을 잡는다. 그렇게 타이밍을 잡는 건 동물적인 감각이다. 타고난 재능이라고 볼 수 있다. 타격코치로서 형종이가 다리를 든다고 했을 때 반대하지 않았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물론 재능만으로 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형종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뒤 일본 미야자키교육리그에 참가해 일본 타자들이 타격 타이밍을 잡는 법을 지켜보며 연구했다. 타구에 힘을 싣는 방법을 체득하기 위해 훈련할 때마다 100% 스윙으로 강하게 공을 때리는 훈련을 반복했다. 빼어난 재능에 노력까지 합쳐져 그는 한 단계 올라섰다. 양 감독이 이형종을 선발 라인업에 주저 없이 이름을 올리는 이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