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통신 라이벌, 안방구장 ‘5G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5일 03시 00분


SK, 외야석서 투수 정면 보이는 VR… kt는 VR 외에 드론 이용 신기술 체험

야구팬들이 겨우내 애타게 기다리던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모기업이 통신사인 kt와 SK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안방구장에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5G 이동통신은 3차원(3D) 동영상 전송이 핵심이다. 사용자가 어디에 있든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통해 마치 다른 위치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SK는 지난달 31일부터 열린 개막 3연전 동안 안방인 인천 문학구장에 ‘360 라이브 VR 존’을 운영했다. 원래 이 자리는 포수가 저 멀리 보이는 1루 쪽 외야석이다. 그러나 VR 기기를 쓰면 투수가 정면으로 보이는 VIP석에 앉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원한다면 1루 쪽 관중석 뷰(view·시선)를 선택해 치어리더와 함께 응원을 할 수도 있다.


SK는 또 문학구장 바깥에 ‘5G 어드벤처’라는 이름으로 테마파크(놀이동산)도 운영했다. 이용객들은 눈에는 VR 기기를 쓰고 몸은 4차원(4D) 시뮬레이터(simulator·복잡한 작동 상황 따위를 컴퓨터를 사용하여 실제 장면과 같도록 재현하는 장치)에 맡긴 채 보물섬에 도착해 번지점프, 구름다리 건너기 등 다양한 모험 끝에 보물을 찾는 시나리오를 경험하고 돌아갔다.

4일 수원구장에서 안방 개막전을 치른 kt 역시 5G 구장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SK가 개막 3연전 때 5G 이동통신을 전면에 내세운 건 맞대결 상대가 ‘통신 라이벌’ kt라는 이유도 있었다. kt는 수원구장을 증축하면서 5G 이동통신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5G존을 100석 정도 만들었다. 이 자리에 앉으면 VR 기기는 물론이고 무인비행장치(드론)를 통해서도 5G 이동통신 기술을 미리 체험할 수 있다. kt는 음성 인식 서비스인 ‘기가지니’를 수원구장에 설치해 음성을 활용한 관중 이벤트 행사도 열 계획이다.

원래 kt와 SK의 맞대결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W매치’라고 불렸다. kt 위즈(wiz), SK 와이번스(Wyverns)의 팀명 이니셜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제 두 팀의 장외대결은 ‘5G 매치’로 진화하며 야구팬들에게 야구를 보는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360 라이브 vr 존#w매치#5g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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