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5번타자 최준석’이 빚어내는 파생효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8일 05시 30분


롯데 최준석.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최준석.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4번타자 이대호는 고정이다. 이대호 다음에 누가 쳐야 하느냐는 변수다. 롯데 조원우 감독의 첫 번째 옵션은 최준석이었다. 이를 두고 “기동력이 떨어지는 두 타자가 연속해서 들어서면 장타가 나오지 않을 때,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조 감독도 이를 모르지 않음에도 최준석을 기용하는 이유는 실보다 득이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상대팀에서 받을 심리적 압박이다. “이대호 다음에 최준석이면,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야구란 것이 데이터를 비껴가지 않는 종목이기도 하겠지만 멘탈 스포츠이기도 하다. 전광판에 뜬 라인업을 보고, 롯데가 가질 자신감, 상대팀 벤치와 투수들이 받을 부담감은 숫자로 찍히지 않는 요소다.

실제 롯데의 초반 상승세에는 최준석의 활약이 자리한다. NC전과 넥센전에서 이대호가 해결하지 못했을 때, 지명타자 최준석의 한방으로 흐름을 끌고 오는 사례가 나타났다. 이대호가 선두타자로 나가면 롯데의 전술 활용폭이 제한되는 상황도 없지 않았지만 야구에서는 빅이닝이 절실한데 그런 화력에서 돋보였다.

또 하나 최준석이 라인업에 포진하면 롯데는 수비를 강화시키는 선수기용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조 감독은 유격수에 신본기, 3루수에 문규현을 선발 출전시키고 있다. 두 선수는 상대적으로 공격보다 수비에서 강점을 찾는 스타일이다. 손아섭~이대호~최준석~강민호 등이 롯데의 중심타선을 이루면 하위 타선의 선수들은 거의 수비에만 전념해도 팀이 돌아간다. 가뜩이나 투수력이 관건인 롯데에서는 내야 수비를 최대한 안정시키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롯데 내야진은 외국인 2루수 번즈까지 포함해 그 어느 때보다 수비 안정성이 올라간 상태다. 이대호에서 시작된 상승효과가 최준석을 거쳐 팀 전체로 퍼져가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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