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이클 크레익(왼쪽)이 11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4강 PO 1차전 도중 오리온 애런 헤인즈의 돌파를 막고 있다. 크레익은 헤인즈를 16점으로 묶었다. 사진제공 | KBL
끈질긴 몸싸움으로 헤인즈 움직임 차단 “존경하는 선수지만 경기선 내 역할 최선”
삼성 외국인선수 마이클 크레익(26·188cm)은 올 시즌 내내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코칭스태프의 애간장을 태웠다. 볼 소유욕이 지나치게 강해 동료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삼성이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전자랜드를 3승2패로 따돌리기는 했지만, 크레익은 기복이 심한 플레이로 팀을 쥐락펴락했다.
크레익의 경기력은 오리온과의 4강 PO(5전3승제)에서도 관심사였다. 삼성 이상민(45) 감독은 11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크레익에게 오리온 주포 애런 헤인즈(36·199cm)를 막도록 했다. 팀 공격의 중심인 리카르도 라틀리프(28·199cm)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크레익은 기대이상으로 헤인즈를 잘 막았다. 몇 차례 돌파를 허용했지만, 자신의 힘을 이용해 파울을 선언당하지 않는 선에서 헤인즈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또 볼이 없는 상황에서도 몸싸움을 통해 헤인즈를 괴롭혔다. 크레익의 수비에 막힌 헤인즈는 16점에 그쳤다.
크레익은 경기 후 “헤인즈는 득점력이 아주 좋은 선수다. 오리온 공격의 40∼50%를 차지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내가 잘 막아낸다면 경기 흐름이 우리 팀에 유리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계속 몸싸움을 하고 귀찮게 하면서 헤인즈가 어렵게 공격을 하도록 수비했다”고 밝혔다.
크레익은 6강 PO에서 전자랜드 제임스 켈리(23·197cm)와 심한 트래시 토크(trash talk·경기 중 상대 선수를 위협하는 말)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헤인즈를 상대로는 일절 트래시 토크를 걸지 않았다. 그는 “켈리는 나보다 어린 친구이기 때문에 트래시 토크를 했지만, 헤인즈는 KBL을 오랫동안 경험한 선배이자 KBL의 레전드다. 시즌 초반에는 나에게 한국생활에 대해 조언해주기도 했던 고마운 선수다. 그래서 트래시 토크는 하지 않았다. 상대 선수지만 헤인즈의 경력을 존경한다. 그러나 경기에선 열심히 수비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