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이 오래된 프로야구 코치들에게서 종종 공통된 말을 듣게 된다. “장수 감독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부분 선수와 그날 경기에 대해 깜짝 놀랄 만큼 예리한 감각을 갖고 있다. 소름이 돋을 정도다.”
NC 김경문 감독은 11일 마산 LG전을 앞두고 “오늘 나성범이 치면 우리가 이긴다”고 말했다. 2연패 중이던 당시 상황에서 팀 중심타자 나성범에게 기대와 응원을 함께 보낸 메시지였다. 나성범은 4회말 2루타로 출루해 1-1 동점에 성공하는 득점을 올리더니 1-3으로 뒤진 6회말에는 2타점 2루타를 때리며 다시 3-3 동점을 만드는 맹활약을 펼쳤다. NC는 결국 6회말 권희동의 희생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하며 승기를 얻었다. 동점타와 결승득점의 주인공은 김경문 감독의 기대대로 나성범이었다.
신통한 김경문 감독의 승리예고는 이튿날에도 적중했다. 12일까지 NC 토종타자들은 단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었다. 리그 최정상급 타선을 보유한 NC이지만 외국인타자 재비어 스크럭스가 터트린 2방이 전부였다.
김경문 감독은 LG와의 경기 전 취재진과 대화에서 국내 타자들의 홈런으로 주제가 이어지자 “오늘 우리타자 중에서 홈런이 꼭 나온다. 토종 홈런이 터진다”고 예언했다.
실제로 경기 시작과 함께 1회말 공격에서 2사 후 나성범은 LG가 자랑하는 강속구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의 시속 149㎞ 포심 패스트볼을 강타해 우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작두를 탄 듯 신통방통한 김경문 감독의 승리예상 적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