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체티노 감독 “가식 없는 손흥민 너무 사랑스러운 선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4일 05시 45분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축구철학, 손흥민, 토트넘의 미래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할 계획도 있음을 공개했다. 런던 | 허유미 통신원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축구철학, 손흥민, 토트넘의 미래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할 계획도 있음을 공개했다. 런던 | 허유미 통신원
열정과 정신력 그리고 즐거운 축구 추구
토트넘 최고의 팀 발전 가능성 무궁무진
첼시와 7점차…축구에 불가능이란 없다

손흥민 해트트릭 실패 나도 너무 아쉬워
종료 직전 교체? 골 욕망 잇기위한 선택
아내가 말한 서울의 식당 꼭 가보고 싶다


한 때 박지성(36·은퇴)이 몸담고 있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구단이었듯,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리미어리그 팀은 토트넘이다. 토트넘에는 한국 축구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손흥민(25)이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3연속 경기 골을 터뜨리며 한껏 물이 오른 손흥민을 지켜보는 것은 축구팬들의 큰 즐거움이다. 토트넘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토트넘을 이끌고 있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5) 감독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2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을 영입한 이도, 다양한 방법으로 그를 기용하는 사령탑도 포체티노 감독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에스파뇰(스페인), 사우스햄턴(잉글랜드)에 이어 토트넘에서 3번째 감독 생활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통신원이 런던 현지에서 포체티노 감독을 단독으로 만나 그가 가진 지도철학과 손흥민에 대한 견해 등을 들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선수는?

“내가 우선적으로 보는 면은 능력(탤런트)이다. 선수가 어떤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도 중요하고 정신력, 성격도 본다. 꼭 짚어 이상적인 선수를 뽑지는 않지만 이적시장에서는 그 선수가 열정이 있는지, 토트넘에 와서 싸워줄 정신이 있는지, 내가 직접 보고 그 선수가 진심으로 토트넘에서 뛰고 싶어 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당신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축구는 어떤 모습인가?

“내가 감독할 때 표방하는 축구는 확실하다. 우리는 축구를 사랑하고 열정이 있다. 언제나 눈에 즐거운(exciting)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공격적인 면을 생각하고, 나의 목표는 항상 더 많은 골을 넣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토트넘 핫스퍼 포체티노 감독(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트넘 핫스퍼 포체티노 감독(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지도자 변신 후 3개 클럽을 거쳤다. 어떤 지도자를 꿈꿨으며 어디까지 왔는가?

“난 지도자를 할 때 가식적이지 않고 본능에 충실하며 선수들과 소통하는 감독이 되고 싶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현실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좋지 않다. 선수들에게 그냥 내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선수들과도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쉽다. 선수들과 항상 현실적이면서 가까운 사이다. 처음부터 지도자를 하고 싶었다면 거짓말이다. 27∼28살 되어서야 ‘내가 감독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축구 자체에 대해 고민했고, 어떤 철학이나 생각들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많이 발전한 것 같다. 내가 27살에 파리 생제르맹(PSG)에 있었는데 축구 외 다른 부분들도 많이 생각하게 됐다.”

-현역 시절 어떤 선수였는지 궁금하다.

“선수로써는 난 강했다(tough player). 테크닉이나 실력 면에선 손흥민이나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과 같지 않았지만 난 거친 면도 있었다. 성품은 좋았고, 경기할 때는 장군 같은 파이터였다. 승부욕도 매우 강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17년이나 높은 레벨에서 축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성품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력은 아니지만 성품은 좋은 게 맞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나의 축구 실력 보단 나의 헤어스타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웃음)”

선수 시절 2002 월드컵에 출전했던 포체티노(왼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선수 시절 2002 월드컵에 출전했던 포체티노(왼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최근 영국 언론에서 ‘포체티노의 와이프는 잔소리꾼’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당신에게 가족의 의미, 축구와 가족 가운데 꼭 하나를 선택한다면.

“(웃음)사실 그건 조금의 쇼(show)였다. 연달아 이기고 있을 때 나의 버릇이다. 규칙적인 부분을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 정상이지만 그 이야기는 그냥 아내와 재미있으라고 언론에서 쇼 한거다. 아내는 지금 화이트하트레인에 와서 팀을 응원해주고 있다. 나에게 가족은 나의 전부다. 가족은 언제나 우선이다. 그 다음은 나와 가장 가까운 친구들, 그 다음이 축구다. 가족이 없이는 축구에 열정도 없었을 것이다. 가족이 없으면 축구가 삶에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당신이 부임한 뒤 토트넘의 어떤 부분을 가장 바꿔 나가고 있나. 클럽만이 가진 경쟁력 그리고 비전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내가 처음에 토트넘에 왔을 때는 지금과 상황이 달랐다. 내가 추구하는 아이디어와 다른 점도 있었지만 그건 정상적이다. 모든 구단은 다른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니까. 처음엔 구단주와 스태프, 그리고 우리가 모여서 우리만의 축구 철학을 만들고 우리만의 아이디어, 우리만의 경기 스타일을 만드는 것을 목표했다. 모두 한 마음이 돼 나아가는 것이 중요했다. 처음부터 이 구단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일해 왔다. 미래에 대한 계획이 분명하게 있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했다. 구단이 꾸준하게 발전하고 있다. 시설도 굉장하고, 지금 공사 중인 경기장도 새로 생길 것이다. 이 팀을 맨 꼭대기로 끌어 올리려한다. 최고의 구단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발전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 핫스퍼 포체티노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트넘 핫스퍼 포체티노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트넘이 우승 경쟁을 뚫어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항상 앞을 향해 보는 것, 그리고 운도 따라줘야 한다. 이 팀의 발전 가능성은 굉장하다. 지금 현재의 토트넘은 굉장히 좋은 자리에 위치해있다. 계속해서 좋은 팀이 되도록 전진하고 있다. 우승은 언제나 생각하고 있지만 이번 시즌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1위) 첼시와 7점 차인데 축구엔 불가능이란 없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점수 차를 좁히는 건 충분히 할 수 있다. 일단 좁히고 그 때 가서 상황이 어떤지 지켜보면 된다. 항상 우리는 우승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경기(8일 왓포드전) 종료 후 모든 선수들과 악수하고 포옹을 했다. 손흥민과 어떤 대화를 했는지.

“그때 손흥민이 해트트릭에 대한 갈망이 높았다. 마지막 5분에도 득점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다. 한 번은 해리 케인의 패스에서, 한 번은 골대에서. 그래서 내가 벤치로 불렀다. 그 갈망을 다음 경기까지 갖고 가자고 했다. 다음 경기에 꼭 해트트릭을 하자고 했다. 당연히 선수도 아쉬움이 크겠지만 그 골에 대한 욕망을 다음 경기까지 이어 갈수 있을 것 같다.”

토트넘 손흥민-포체티노 감독(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트넘 손흥민-포체티노 감독(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손흥민을 왜 영입했나. 스카우트를 한 명확한 기준이 있나?

“손흥민의 능력을 높게 봤다. 정식적으로 영입하기 전에 직접 만나봤는데 너무 사랑스러운 (Lovely) 사람이었다. 그는 가식이 없는, 그냥 있는 그대로인 사람이다. 그의 능력은 두말할 필요 없이 좋았고 성격도 좋았다. 영국에 오자마자 잘 적응하고 영어도 빨리 배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놀랍지 않다. 그는 똑똑하고 항상 열려있는 사람이다. 나도 그렇고 구단 모두가 그가 토트넘에 있어서 매우 기쁘다.”

-처음에 당신과 인터뷰 접촉을 했을 때는 손흥민의 출전이 정규리그가 아닌 FA컵에 많이 치중돼 있어 그 부분에 대해 묻고 싶었다. 그러다 인터뷰가 지연되는 사이 갑자기 손흥민이 리그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웃음). 내가 이 인터뷰를 지금 할 줄 알고 한국 팬들을 위해 손흥민을 이제 터트린 것 아닐까. 손흥민이 지금 너무 잘해주고 있다.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나도 서울을 방문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아내가 유명한 한국 요리사에 대한 기사를 읽고 나에게 보여줬는데 식당이 서울 근처라고 하더라. 손흥민에게도 보여줬었다. 손흥민에게 보여주면서 꼭 서울 가고 싶다고 말했다.”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여러분의 응원과 지지에 감사드린다’는 의미의 인사말과 친필 사인.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여러분의 응원과 지지에 감사드린다’는 의미의 인사말과 친필 사인.

런던 | 허유미 통신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