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꽃길만 걷자…그린에 모인 축구인들

축구인들의 화합과 우의를 다진 ‘2017년 축구인골프대회’가 17일 여주 솔모로CC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모처럼 망중한을 즐기며 축구 실력이 아닌 샷 실력을 뽐냈다. 1. FC서울 황선홍 감독이 신중하게 그린을 살피고 있다. 2.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 부총재는 멋진 벙커 샷으로 박수를 받았다. 3. 참석한 축구인들 모두가 올 한해 한국축구의 발전과 선전을 기원했다. 4. 울산현대 김도훈 감독은 프로골퍼 못지않은 폼을 선보였다. 5.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 부총재(왼쪽 끝),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부회장(왼쪽 2번째), 2017피파20세월드컵조직위원회 차범근 부위원장(오른쪽 끝)이 2018여자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달성한 여자대표팀 윤덕여 감독을 격려하고 있다. 여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희망의 2017년’ 축구인 화합의 무대

슈틸리케 유임부터 K리그 오심 논란까지
“위기 겪은 후 더욱 단단해질 것” 한목소리

각급 대표팀이 월드컵을 정조준하고 있는 2017년, 대한민국 축구인들이 뜻 깊은 화합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의 대표 클럽 전북현대, FC서울, 수원삼성이 공동 주최하고 스포츠동아, 스포츠경향, 스포츠서울, 스포츠월드, 스포츠조선, 일간스포츠 등 스포츠 전문 미디어 6개사가 공동 후원한 ‘2017년 축구인골프대회’가 17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CC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그라운드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축구인들이 초록 필드에서 만나 모처럼 망중한을 즐기며 동료애를 나누는 장이다. 각자의 처지와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 ‘어제와 다른’ 오늘과 내일을 다짐했다. 비를 뿌리고 잔뜩 찌푸렸던 하늘도 ‘일일 골퍼’가 된 이들이 날카로운 샷 실력을 뽐낼수록 맑게 갠 날씨와 아름다운 무지개를 선물했다.

평양에서 2018여자아시안컵 본선 출전권을 따고 금의환향한 여자대표팀과 달리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의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고심 끝에 ‘유임’을 결정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따갑기만 하다. 그러나 솔모로CC에 모인 축구인들은 “대표팀을 응원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유대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외국 감독이라 통역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믿고 이해하면 잘할 수 있다. 위기를 겪었으니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년째 ‘위기’라는 평가를 받아온 K리그도 마찬가지.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오심 논란이 빚어져 우려를 샀다.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올해 K리그의 민낯이 드러났다. 반등을 위해선 전부 바뀌어야 한다.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비디오판독 등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한다.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5월 20일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서 8강 이상의 성과를 노리는 신태용 감독의 U-20 대표팀에는 격려가 쏟아졌다. 차범근 2017피파20세월드컵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U-20) 대표팀이 잘하고 있다. 믿음직스럽다. 늘 통통 튀던 (이)승우도 성숙하고 진지해졌다”며 밝게 웃었다. 이에 곽영진 조직위 상근부위원장은 “최근 4개국 친선대회 이후 티켓 판매가 크게 상승했다. 일주일 새 1만장이 넘게 팔렸다. 성공적인 대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숨겨진 홀에 핸디캡을 부과하는 신페리오 방식으로 진행된 올해 대회에선 정성천 여자대표팀 수석코치가 네트스코어 69.8타로 우승했고,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코치가 70.8타로 그 뒤를 따랐다. 3위는 전북 김상식 코치(71.0타). 메달리스트와 롱기스트상은 각각 울산현대 김도훈 감독(72.0타)과 FC서울 황선홍 감독(275야드)에게 돌아갔다.

여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