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외국인타자에게 바라는 것은 해결사 본능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터져 나오는 한방에 기대를 건다. 올 시즌 전체 일정(팀당 144경기)의 약 10%(14경기)를 소화한 17일현재 10개 구단 외국인타자(10명)의 성적을 가늠할 만한 기준은 타율 2할이다. 외국인타자의 활약이 팀 성적과 직결된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 순항 : 번즈·에반스·스크럭스·히메네스·버나디나
롯데 앤디 번즈(27)는 14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0.304(56타수17안타), 3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10개구단 외국인타자 중 타율이 가장 높다. 2~3번 타순을 오가며 찬스를 연결하는 역할을 잘해냈다. 상대 투수가 방심한 사이 터져 나오는 한 방도 매력적인 요소다.
NC 재비어 스크럭스(30)는 지난해까지 3년간(2014~2016시즌) 팀의 4번타자였던 에릭 테임즈(밀워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시즌 초반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14경기에서 타율 0.302(43타수13안타), 3홈런, 7타점, 출루율 0.483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KBO리그 2년차인 두산 닉 에반스(31)는 14경기에서 타율 0.296(54타수16안타), 5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공동 1위, 타점 2위에 오르며 지난해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3년차인 LG 루이스 히메네스(29)는 13일 마산 NC전까지 타율이 0.162까지 떨어지며 부침을 겪었지만, 14~16일 kt와 잠실 3연전에서 타율 0.500(12타수6안타), 3홈런, 11타점을 몰아치며 본궤도에 올라선 모양새다. 14경기 성적은 타율 0.245(49타수12안타), 4홈런, 17타점(1위). 팀도 4위로 선전하고 있다.
단독 선두인 KIA의 로저 버나디나(33)는 14경기 타율 0.235(51타수12안타), 1홈런, 7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6개의 도루(1위)를 기록한 빠른 발과, 3개의 보살(공동 1위)을 이끌어낸 강한 어깨를 앞세운 수비력으로 이를 상쇄하고 있다.
● 부진 : 모넬·러프·로사리오·돈·워스
kt 조니 모넬(31)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14경기에서 타율 0.186(43타수8안타), 2홈런, 6타점에 불안한 수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나마 출루율(0.351)과 볼넷(11개)-삼진(12개) 비율이 위안거리다. 삼성 다린 러프(31)는 팀 타선의 중심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가 컸지만, 14경기에서 타율 0.160(50타수8안타), 2홈런, 5타점으로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넥센 대니 돈(33)과 한화 윌린 로사리오(33), SK 대니 워스(32)는 1군 엔트리에서도 빠진 상태다. 돈은 9경기에서 타율 0.125(24타수3안타), 출루율도 0.192의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최근에는 아예 벤치만 지키다 17일 1군에서 말소됐다. 로사리오는 7경기에서 타율 0.172(29타수5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부진했고, 어깨 부상 여파로 지명타자로만 나섰던 워스는 3경기에서 9타수1안타(타율 0.111)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kt(공동 2위)와 SK(공동 5위)는 국내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선전하고 있지만, 넥센과 한화(공동 8위), 삼성(10위)은 하위권으로 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