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거칠 것 없던 초반 돌풍이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9일 수원 삼성전 승리로 단독 1위에 올랐던 kt는 이후 넥센과 LG를 만나 2승4패로 주춤하며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다. 롯데와 함께 공동2위(9승5패)로 순위표 상단엔 머물고 있지만, 하나둘 걱정거리가 생기는 점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kt의 가장 큰 고민은 투타 불균형이다. 특히 타선이 침묵하며 김진욱 감독의 애를 태운다. 투타 불균형은 지표로도 드러나고 있다. 17일까지 kt의 팀방어율은 3.00으로 LG(2.71)에 이은 2위인 반면 팀타율은 0.233으로 최하위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1번타순 타율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은 0.200이고, 중심타순 타율 역시 0.242(9위)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가장 많은 점수를 생산해야할 상위타선이 아직 제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타선의 부진은 kt가 올 시즌을 앞두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유한준, 이진영, 이대형, 박경수 등 베테랑 야수들과 하준호, 오정복, 심우준 등 신진세력들이 미국 스프링캠프부터 조화를 이뤄 수차례 대량득점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마운드의 높이를 더 심각한 걱정거리로 판단했던 kt로선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김 감독은 선발라인업을 계속해 돌려가며 타선의 부진을 만회해보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김 감독은 기존 4번타자로 예상됐던 조니 모넬을 하위로 내리고 그 자리에 유한준과 이진영을 번갈아 기용하고 있다. 1번타자 역시 최근 부진한 이대형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하준호와 오정복을 대체투입 중이다. 초반 순항을 자랑하던 kt가 첫 번째 암초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