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장수연(23·롯데)은 16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초청선수로 출전해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았다. 사흘 동안 보기 없이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다 마지막 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40세 엄마 골퍼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역전을 허용한 채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귀국 후 경기 여주군 집에 머물고 있는 장수연은 19일 “미국LPGA투어 직행의 꿈을 날려 아쉽긴 하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백전노장 커와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맞붙은 건 소중한 경험이 됐다. “국내에선 선수 수명이 너무 짧은 데 40살에도 정상의 기량을 유지하는 커의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저 역시 관리를 잘해 몸이 허락하는 한 오래도록 투어 생활을 하고 싶어요.”
장수연은 커와의 맞대결에서 신경전에 휘말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경기를 지켜본 한 TV 해설위원은 “커는 슬로 플레이로 유명한 선수여서 장수연이 경기 흐름을 유지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그린에서 퍼팅 라인을 읽는 데도 교묘하게 방해를 하는 듯한 액션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작 장수연은 “커는 노련했고 쇼트게임이 워낙 좋았다. 내 실력이 부족한 탓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16세 아마추어였던 2010년 서울경제오픈에서 2타차 1위로 경기를 마친 뒤 뒤늦게 2벌타를 받아 연장전 끝에 패했던 적이 있다. 경기 도중 캐디백을 플레이 선상에 놓고 쳤다는 이유에서였다. 우승 기회를 허망하게 날렸던 장수연은 지난해 KLPGA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6년 만에 ‘불운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013년 KLPGA투어에 데뷔해 어느새 5년차가 된 장수연은 지난해 2승을 올리며 상금 랭킹 3위로 마쳤다. 앞서 출전한 KLPGA투어 시즌 초반 두개 대회를 20위권에 머물렀던 그는 컨디션 조절을 하다 28일 개막하는 KG 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을 통해 필드에 복귀한다.
시즌 개막에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 플러튼에서 두 달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장수연은 “쇼트게임과 비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체력 저하에 시달려 고생했다. 이번 시즌에는 틈나는 대로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 거둔 2승을 넘어 3승 이상을 거두는 것이다. “잘 치는 후배들이 많아져 의욕이 더 생겨요. 꾸준한 성적으로 오래 가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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