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전북 또 깼다…작년대회 8강전 이어 또 대어사냥

부천FC 선수들이 19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2017 KEB하나은행 FA컵’ 전북현대와의 32강전 원정경기에서 승부차기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부천은 FA컵에서만 2년 연속 전북에 탈락의 아픔을 안겼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FA컵 32강 승부차기 4-2 16강행

이쯤 되면 진정한 ‘자이언트 킬러’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천FC가 ‘아시아 챔피언’ 전북현대를 승부차기로 제압하고 ‘2017 KEB하나은행 FA컵’ 16강에 올랐다.

부천은 19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 32강전 원정경기에서 연장까지 120분을 0-0으로 버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전북을 눌렀다. 이로써 부천은 FA컵에서만 2년 연속 전북에 탈락의 아픔을 안겼다. 지난해 7월 8강전에선 전북을 3-2로 꺾었다.

9개월여가 흘렀지만 두 팀의 상황은 확연히 달랐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잃은 전북은 클래식(1부리그)과 FA컵 동반 우승을 노렸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아시아 정상이 최대목표였지만, 올 시즌에는 불가피하게 국내무대에만 전념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선발 라인업부터 전북의 결연함이 묻어났다. 1.5군을 내세웠다가 낭패를 본 지난해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김신욱-에두 투톱에 김보경, 신형민, 김진수, 이용, 최철순 등을 내세웠다. 부천 정갑석 감독이 “상대가 총력전을 펼칠 줄은 몰랐다”고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만큼 전북은 부천을 상대로 복수를 벼르고 있었다.

그러나 전북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았다. ‘선수비-후역습’ 전략을 고수한 부천을 일방적으로 몰아쳤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연장 전반 막판에는 부상에서 회복한 베테랑 이동국까지 투입하고도 굳게 닫힌 부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운명의 승부차기. 두 팀의 3번 키커가 나란히 실축한 가운데, 전북 4번 키커 정혁의 실축으로 스코어 3-2의 여유를 얻은 부천은 5번 키커 김영남의 성공으로 또 한 번의 파란을 완성했다.

한편 챌린지 경남FC도 클래식 대구FC를 2-1로 잡는 이변을 일으켰다. 클래식 상주상무와 강원FC는 내셔널리그 강릉시청과 코레일을 나란히 1-0으로 제압하고 체면을 세웠다. 또 클래식 FC서울은 챌린지 FC안양을 2-0으로 꺾고 연고 이전으로 촉발된 감정대결에서 승리를 맛봤다. 클래식 무승팀끼리 만난 인천에선 수원삼성이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따돌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