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경아가 피트니스 센터에서 거울 앞에 섰다. 통증에서 벗어나고 건강을 회복해 당당하게 스스로와 다시 마주하게 되기까지는 운동의 힘이 가장 컸다. 유경아는 배우이자 ‘스포츠 전도사’로의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사진제공 ㅣ 임남규
■ 운동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 유 경 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몸에 그대로 반영 운동하면서 성격도 변화…당당해 보인다고 누가 아프다 하면 운동 권유…직접 지도까지
1980년대 어린이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으로 데뷔해 큰 인기를 누렸던 여배우 유경아. 1991년 ‘맥랑시대’를 마지막으로 잠시 미국 유학을 떠났고, 이후 몇몇 작품을 통해 꾸준히 소식을 전하곤 했다. 최근 그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함께 해온 연기에 이어 새로운 친구를 만났다. 더불어 새로운 수식어도 얻었다. 운동과 사랑에 빠진 ‘스포츠 전도사’ 유경아다.
배우 유경아. 사진제공|임남규 ● 유경아가 달라졌어요!
유경아는 무용을 전공했지만, 어릴 적부터 유독 걷는 것을 싫어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다리 통증 때문이었다. 또 평발에 가까운 발을 지닌 까닭에 근거리도 걷기보다는 차를 타고 다녔다. 그런 그에게 2013년 우연히 찾아온 국민생활체육회(현 대한체육회) 홍보대사직은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에 충분했다. 홍보대사로서 서울 남산 둘레길 걷기행사 등에 참가해 생활체육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면서 본인 스스로도 ‘운동’과의 거리감을 조금씩 좁혀나갔다. 당시 40대를 마주했던 유경아는 건강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결국 “이때가 아니면 다시는 내 몸을 다듬지 못 할 거야”라는 굳은 결심 끝에 동네 헬스장으로 향했다.
처음부터 운동과 친해지기는 쉽지 않았다. 어떤 운동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 헬스장에 가면 가볍게 러닝머신 위를 달릴 뿐이었다. 이때 트레이너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간단한 동작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그런데 이번엔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유경아는 “안 하던 운동을 하려니 몸이 너무 아프고, 힘들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인내의 결실로 조금씩 운동 효과를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꼭 헬스장을 찾는다.
“운동이 정말 좋더라. 사람을 만나면 가식이 있는데, 운동은 그렇지 않다. 내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몸이 그대로 반영한다. 그 매력에 빠져 운동의 재미를 얻었다. 지금은 근력운동이 제일 재밌다.”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달라진 것은 외모와 건강뿐만이 아니다. 말없이 조용했던 과거와 달리 밝고 쾌활한 사람이 됐다. 유경아는 “운동을 하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소극적인 성격에서 외향적으로. 일단 체력이 좋아지니, 활력이 생긴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너 어디 아프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다들 ‘당당해 보인다’, ‘밝아졌다’, ‘건강해 보인다’고 말한다”며 활짝 웃었다.
튜빙기구를 이용해 팔 근육 강화운동을 하고 있는 유경아. 사진제공 ㅣ 임남규 ● 나는야 스포츠 전도사
좋은 것은 주변 사람들과 나눠야하는 것이 인지상정. 유경아는 요즘 지인들 사이에서 ‘스포츠 전도사’로 통한다. “예전에는 주변에 운동을 권유한 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누가 아프다고 하면 ‘그거 운동하면 다 돼’라고 말하고 다닌다”며 “자세가 조금 흐트러졌으면 직접 바로 잡아주기도 하고, 이것저것 조언을 해준다”고 뿌듯해했다. 이를 위한 전문 지식도 갖췄다. 유경아는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보디빌딩) 보유자다. 홍보대사 활동을 하며 쌓인 운동에 대한 애정과 궁금증으로 도전했다.
운동을 하는데 있어 유경아가 최고로 강조하는 것은 ‘꾸준함’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생활화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유경아는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 매일 밥 먹고 세수하듯이 운동도 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게으름을 조금만 벗어나면 할 수 있다. 뭐든 노력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배우 유경아. 사진제공|임남규 ● 나를 사랑하는 힘
어느덧 마흔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유경아의 밝은 얼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엔 언제나 에너지가 가득하다. 몇 마디를 나눠보니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유경아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나아가 그 사랑을 베풀 줄도 안다. 유경아는 개인적인 봉사활동으로 한 미혼모 시설을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운동에서 비롯된다.
“운동을 하면 몸도 정신도 건강해진다. 운동 역시 나를 사랑하는 방법 중에 하나다. 나를 사랑할 줄 알면 남도 돌아볼 여유가 있다. 언젠가 어려운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나만의 재단을 하나 갖는 것이 소원이다.”
개인적인 꿈도 있다. 라디오 DJ가 되는 것이다. 새벽시간에 라디오 진행을 하는 것이 꿈 목록 중 하나다.
이처럼 운동은 그가 계속해서 한 걸음씩 내딛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유경아는 “운동을 통해 나를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지나온 날보다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가 된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갈까’하는 기대감에 기분이 좋다. 오드리 햅번처럼 주름이 있어도 자연스럽게 늙고 싶다”며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