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개막축포를 쏘아올린 맹동섭(30)이 내친김에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23일 끝난 동부화재프로미오픈으로 2017시즌을 시작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27일부터 전남 무안의 무안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시즌 2번째 대회 카이도시리즈 유진그룹 전남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에서 달궈진 열기를 이어간다.
KPGA 코리안투어는 개막전부터 다이내믹한 경기로 팬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나흘 동안 무려 1500개 가까운 버디가 쏟아져 남자골프만의 화끈함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 9월 전역하고 올 시즌 필드로 돌아온 맹동섭이 2009년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 이후 8년 만에 생애 2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드라마까지 연출해 감동적이었다.
우승 뒤에는 들뜨기 마련이다. 쏟아지는 축하에 관심까지 더해지면 흥분감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평정심을 잃은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투어 9년차에 군복무까지 마치고 복귀한 맹동섭은 누구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아직도 군에 있는 것 같다”며 우승 뒤에도 군기가 바짝 든 모습을 보인 그는 남다른 정신력과 각오로 중심을 잡았다.
맹동섭은 “오랜만의 우승이라 들떴지만 개막전의 우승은 잊고 다시 시즌 첫 우승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설 것이다. 우승 뒤 올해를 ‘맹동섭의 해’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각오를 되새기면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PGA 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은 2014년 박상현(바이네르오픈-최경주인비테이셔널) 이후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상금왕 최진호(33)를 비롯해 문경준(35), 김태훈(31), 김비오(27) 등이 같은 기간 중국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볼보차이나오픈에 출전함에 따라 우승경쟁이 다소 수월해진 점도 맹동섭에게는 호재다.
그러나 여전히 강자들이 많다. 지난해 2승을 따낸 주흥철(36)을 비롯해 고향 팬들의 열광적 응원을 안게 될 이형준(25·광주 출신), ‘남매골퍼’ 윤정호(26) 등도 호시탐탐 우승컵을 노리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특별한 ‘손님’이 국내 골프팬들에게 선을 보인다. 우즈베키스탄 카나트베크 쿠르반알리에프(24)가 추천선수로 처음 코리안투어 무대에 선다. 우즈벡 선수가 코리안투어에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5월 KPGA와 우즈벡골프연맹이 양국 골프 발전을 위한 교류를 약속하면서 쿠르반알리에프의 출전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