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마산구장에서 맞붙었던 두 외국인투수, NC 제프 맨쉽(32)과 kt 돈 로치(28)는 이날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목을 끌었다. 맨쉽이 6이닝 6안타 6삼진 1실점(무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된 가운데 로치 역시 6이닝 4안타(1홈런) 3삼진 2실점으로 뒤지지 않는 실력을 뽐냈다.
올 시즌 KBO리그에 처음 입성한 둘은 개막전 선발등판을 시작으로 나란히 5경기에 나와 기복 없는 기량을 선보이는 중이다. 맨쉽은 5경기 동안 짠물 방어율 1.72(31.3이닝 6자책)로 5승(무패)을 거뒀고, 로치 역시 2승1패 방어율 2.61(31이닝 9자책)로 1선발다운 기량을 발휘했다.
한국에 안착한 둘의 첫 번째 공통점은 시속 150㎞ 직구 대신 140㎞대 투심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모습이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급변하는 구위에 상대타자들은 쉽게 타이밍을 잡지 못하기 일쑤다. 그런데 둘의 공통분모는 이것만이 아니다. 100개 내외를 오가는 다소 적은 투구수 역시 꼭 닮은 요소다. 둘의 등판일지를 살펴보면 공통점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맨쉽은 5경기 동안 498개를 던져 경기당 평균 99.6개의 투구수를 올렸고, 로치는 이보다 적은 481개를 뿌려 96.2개를 기록했다. 각각 최다투구수 역시 109개와 105개로 1선발치고는 다소 모자란 양이다.
그렇다면 양 팀 사령탑은 둘의 투구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26일 경기에 앞서 만난 NC 김경문 감독은 맨쉽의 미국 시절 유형을 들어 설명에 나섰다. 김 감독은 “맨쉽은 미국에서 뛸 때 주로 불펜투수로 나왔다. 따라서 많은 투구수가 버거운 점은 사실”이라면서 “25일 kt전에서도 본인이 6회 마운드로 올라가기 전에 스스로 한계투구수를 105개 정도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계투구수가 적지 않느냐는 질문엔 “그래도 6회를 최소실점으로 막아주고 있다. 그것만 하더라도 팀으로선 큰 도움”이라며 강제적으로 투구수를 늘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kt 김진욱 감독은 이와 다른 입장을 전했다. 김 감독은 “로치는 100개는 물론 120개까지 충분히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다만 지금까지 치른 5경기에선 한 이닝을 더 가져가기 어려운 상황이 많았다”면서 “우리로선 로치가 많이 던져줄수록 마운드에 숨통이 트인다. 앞으로는 투구수를 조금씩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