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4월 15일(현지시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역사가 바뀌었다. 브루클린 다저스 소속의 재키 로빈슨(1972년 사망)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것이다. 미국에서 ‘아프리칸 아메리칸(African American)’으로 불리는 흑인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흑백의 경계를 허문 로빈슨이 달았던 등번호 42번은 1997년부터 메이저리그 전체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2017년 4월 26일 메이저리그 또 하나의 역사가 쓰여 졌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기프트 은고페이(27)가 순수 ‘아프리칸(African)’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거가 된 것이다.
피츠버그 소속의 은고페이는 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PNC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4회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4회말 공격 때 처음 타석에 들어선 은고페이는 존 레스터를 상대로 안타까지 쳤다.
1루 코치 키메라 바티는 1루 베이스를 밟은 은고페이를 끌어안았고, 상대 1루수 앤서니 리조도 미소를 지었다. 피츠버그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모국을 위해서”라고 외치며 그의 역사적인 첫 안타를 축하했다.
이날 경기 전 피츠버그는 사상 첫 리투아니아 출신 메이저리거 투수 도비다스 네브로스카스를 트리플A로 보내고, 은고페이를 메이저리그로 불러 올렸다. 주전 3루수 데이비드 프리스가 허벅지 통증에 시달리고 있어 백업 내야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응고페이는 고향의 야구 클리닉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2008년 피츠버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야구를 하는 나라이지만 선수 대부분은 백인이다. 은고페이는 경기 후 “이 순간을 얼마나 꿈꿔왔는지 모른다. 1루를 밟았을 때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꾹 참았다”고 말했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은고페이는 아프리카 인구 16억 2000만 명 중 유일한 한 명이다. 믿기 힘든 아름다운 일이 오늘 벌어졌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따르면 실제 아프리카 인구는 12억 1600만 명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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