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외국인선수 3명이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외국인투수 두 명이 팀의 선발진에서 에이스급으로 활약하고, 타자는 3~4번에서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는 팀은 대부분 좋은 성적을 올린다. 반대로 외국인의 부상과 부진은 예상치 못한 큰 암초처럼 치명적이다.
넥센은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선수가 1군 엔트리에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다.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110만 달러의 몸값을 자랑하는 투수 션 오설리반은 극심한 부진으로 18일부터 엔트리에 없다. 타자 대니 돈도 0.125의 타율을 기록하다 같은 날 2군으로 떠났다.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은 어깨통증으로 지난달 26일부터 1군 전력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넥센은 최근 몇 해 대성공을 이어온 특유의 스카우트와 육성 시스템을 통해 큰 위기 속에서 새 얼굴들의 활약이 연이어 빛나고 있다.
27일 고척 스카이돔 두산전에서 넥센의 리드오프는 올 시즌 딱 한 번 대수비 출장이 전부인 고졸 3년차 송성문(21)이었다. 서건창 대신 1번 2루수로 선발출장한 송성문은 2015년 입단 이후 1군 성적이 8경기 12타수 3안타가 전부였다. 그러나 장충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타격에 큰 잠재력을 갖고 있었고, 올해 퓨처스리그 15경기에서 타율이 5할에 육박하는 0.492(59타수 29안타)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려 25일 1군에 올라왔다. 송성문은 3회말 두산 마이클 보우덴을 상대로 2타점 3루타, 다시 4회말 1타점 적시타를 때리는 등 리드오프로 맹활약하며 7-3 승리를 이끌었다.
이뿐만 아니다. 이날 마운드에서는 송성문의 입단동기인 만 20세 최원태가 선발등판해 8이닝 동안 삼진 7개를 곁들여 1볼넷 7안타 3실점으로 호투하며 외국인선발 투수들의 공백을 훌륭히 대신했다. 시즌 3승(2패)째다.
대형 신인 이정후(19), 차세대 거포로 키워낸 허정협(27) 등에 이어 올 시즌 화수분처럼 이어지고 있는 넥센의 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