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용의(32)는 올 시즌 출발이 매끄럽지 못하다. 27일까지 18경기에서 타율 0.270, 2타점, 2도루에 그치고 있다. LG 양상문 감독은 누구보다 김용의의 부진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용의가 지난 시즌 좋은 경험을 하면서 더 잘 할 줄 알았는데…”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사실 양 감독보다 답답한 이는 아마 본인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그 꽉 막힌 답답함이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김용의는 27일 잠실 SK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2번타자로서 역할을 다하는 등 최근 선발출장한 5경기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의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진 않지만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LG도 이형종과 김용의로 이뤄진 테이블세터가 가동되면서 출루율과 기동력이 동시에 살아나는 시너지효과를 보고 있다.
김용의가 하루아침에 좋아진 게 아니다. 구단 관계자는 “김용의와 유강남이 아마 운동장에 가장 먼저 나오는 선수일 것”이라며 “특히 이들은 휴일인 월요일도 나와서 훈련을 한 뒤에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예전부터 그의 훈련 욕심은 소문이 자자했다. 비시즌에도 야구장에서 그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즌 중에도 휴일 출근을 걸러본 적이 없다. 정작 본인은 “타 구단 선수들도 월요일에 다 나와서 훈련한다”며 “부족하니까 훈련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오는 것뿐이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의 ‘월요일 출근’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5년간 계속 되고 있다. 본인도 “2군은 일찍 시작하니까 2군에 있을 때를 제외하고 1군에 있을 때는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고 했다.
김용의가 이토록 절실하게 야구에 매달리는 이유가 있다. 그는 “몇 년 전에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김태균은 KBO리그에서 빼어난 실력을 가졌고, 연봉도 가장 많이 받는 타자(현재는 롯데 이대호)다. 그 선수를 따라잡으려면 그 선수만큼 훈련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김태균처럼 훈련해도 되는 선수는 리그에 류현진밖에 없다’고 했다. 나 같은 선수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죽기 살기로 훈련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깨달음을 얻은 김용의는 더욱 이를 악물었다. 하루쯤 쉬고 싶은 날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밤늦게 경기가 끝나고 집에 가서 씻고 누우면 새벽. 새벽에 잠들어 야구장에 일찍 나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주일 중 유일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월요일이라면 더더욱 그랬다. 그러나 스스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야구를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에 ‘흘린 땀방울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매번 되새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