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35세’라는 나이 차가 있다. 올 시즌 일본 축구 J리그를 빛내고 있는 두 스트라이커 이야기다.
J2(2부 리그) 요코하마 FC 소속 미우라 카즈요시(三浦知良·50세)가 3월 12일 골을 터뜨렸다. 자스팍사츠 군마와 경기에서 귀중한 결승골을 넣은 것이다. 요코하마는 1-0으로 이겼다. 미우라는 지난해 자신이 세운 ‘49세 5개월 12일’ J리그 최연장 득점 기록을 ‘50세 14일’로 경신했다.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50세에 골을 넣은 것보다 FW(포워드)로 득점했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 매일 어떤 훈련을 하고, 얼마나 몰입하고 있는지, 그런 것이 중요하다. 골은 그 결과물일 뿐이다.” 경기 직후 미우라는 그렇게 말했다.
미우라는 한국 축구팬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 대표로 활약했고 한일전에도 자주 등장했으니 말이다. 그는 일본 대표로 역대 2위인 55득점을 했다. 1993년 미국 월드컵 예선 등 한일전 7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그는 시즈오카 고교를 중퇴하고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명문 산토스 FC의 주전 자리를 얻었고 J리그가 1993년 출범한 해 최우수 선수에 올랐다. 화려한 드리블, 득점 한 뒤 독특한 스텝을 밟는 ‘카즈 댄스’ 같은 화려한 스타일은 J리그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미우라는 40세가 넘으면서 스피드가 떨어지고 부상도 많아졌다. 그럼에도 J2에서 매년 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에도 20경기에 나와 2골을 넣었다. 흰 머리가 많아졌지만 그의 사전에 ‘은퇴’라는 단어는 없다.
그는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 스포츠 잡지 ‘카즈 특집’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기에 나서지 못 했을 때의 괴로움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내가) 베테랑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라운드에 나서면 어린 선수와 동등하게 뛴다. 연습도 모두 똑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
미우라의 ‘젊음’ 에너지는 직장에서 다양한 고뇌에 시달리는 비슷한 또래의 직장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풍경을 바꿔보자. 4월 15일. J3(3부 리그) FC 도쿄 U23(23세 이하)의 구보 다케히사(久保建英)가 세레소 오사카 U23전에 첫 골을 넣었다. ‘15세 10개월 11일’. 리그 최연소 득점 신기록이었다.
구보는 10세 때 스페인 바르셀로나 입단 테스트에 합격했다. 13세 때 귀국해 FC도쿄의 육성팀에 들어갔다. 중학교 3학년 때인 지난해 U18일본 클럽 유소년 선수권에 득점왕에 올랐다. 원래 U15세대였지만 ‘월반(飛び級·토비큐)’ 출전이었다.
구보는 키 170㎝, 몸무게 63kg으로 나이 많은 선수들에 비하면 연약해 보인다. 그러나 뛰어난 왼발 슈팅 능력과 정확한 패스, 주위의 상황을 파악하는 힘과 판단력으로 상대를 농락한다. FC도쿄는 그를 J1정상 팀과의 경기에도 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구보는 올해 5월 20일 한국에서 개막하는 U20 월드컵에도 일본 대표팀에 뽑힐 가능성이 있다. 장래에 한국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강력한 모습을 선보일 것이다.
구보는 아직 어린이 같은 얼굴(童顔)이지만 화려한 플레이는 미우라와 닮았다. 미우라는 구보의 최연소 골 소식을 듣고 “잘 된 거 아닌가. 멋진 골, 계속 (공격수로) 활약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나카고지 토루는?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 스포츠부 편집 위원. 1968년생. 대학시절까지 축구 선수였다. 입사 후에도 축구를 중심으로 취재하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아사히신문 서울지국 기자로 한국 측을 담당했다. 현재는 스포츠에 얽힌 폭력이나 사고, 그리고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길 환경을 어떻게 만드는지 등을 폭넓게 취재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