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홀 이글’ 김성용, 데뷔 13년 만에 첫 우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1일 05시 45분


김성용. 사진제공|KPGA
김성용. 사진제공|KPGA
KPGA 전남오픈 총 13언더파 275타
2위 현정협과 1타차…짜릿한 역전승

김성용(41)과 현정협(34·이상 2005년 데뷔), 그리고 한창원(26·2011년 데뷔)은 그 누구보다 우승의 절실함이 가득하다. 데뷔한 지 짧게는 7년, 길게는 13년 동안 우승이 없다.

30일 전남 무안의 무안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카이도시리즈 유진그룹 전남오픈(총상금 5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선 우승에 목마른 김성용, 현정협, 한창원이 하나밖에 없는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양보 없는 우승경쟁은 시작부터 뜨거웠다. 1타차 선두였던 김성용이 1번홀(파5)에서 보기로 흔들린 반면 현정협은 이글을 잡아내며 단숨에 선두를 꿰찼다. 경기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는 한창원까지 선두경쟁에 가세했다. 4번과 6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추격을 시작했다.

집중력이 승부를 갈랐다. 1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지만, 김성용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전반 9홀에서만 버디 3개를 잡아내며 다시 선두가 됐다. 반대로 현정협은 1번홀 이글 이후 지루한 파 행진을 거듭했다. 2타차까지 뒤졌던 김성용이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내며 다시 추격에 나섰다. 이어진 16번홀(파5)에선 2번째 샷을 홀 2m에 붙인 뒤 이글을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1타차 선두로 승부를 뒤집었다.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마감한 김성용은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

김성용은 24세에 골프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는 태권도, 중학교 때는 유도선수로 활약하다가 프로골퍼인 아버지(김양삼 씨)의 권유로 군 제대 후 골프선수의 길을 택했다. 그러나 프로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골프를 시작한 지 5년 만인 29세 때(2005년) 프로가 됐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프로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2007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2010년까지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2부투어를 오갔다. 힘들게 버텨오던 김성용은 2012년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맛봤다. KPGA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금랭킹 32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훈련 중 허리를 다쳤다. 2015년까지 안정된 투어활동을 펼쳐오던 김성용은 그로 인해 지난해 13경기에 나와 고작 2294만원의 상금을 버는 데 그쳤다.

그토록 바라던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하던 김성용은 때마침 처갓집 앞에서 기다렸던 우승에 성공했다. 그는 “처가가 무안인데 그래서 더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현정협은 김성용에 1타 뒤진 2위(12언더파 276타), 한창원은 3위(8언더파 280타)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