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열기 피어난 ‘안양의 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1일 05시 45분


KGC 오세근이 30일 안양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챔피언 결정 5차전 도중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다. KGC가 삼성의 추격을 
따돌리고 3승째(2패)를 챙기며 우승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이날 안양체육관에는 6112명의 관중이 입장해 뜨거운 ‘봄 농구’의 
열기를 몸소 체험했다. 안양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GC 오세근이 30일 안양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챔피언 결정 5차전 도중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다. KGC가 삼성의 추격을 따돌리고 3승째(2패)를 챙기며 우승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이날 안양체육관에는 6112명의 관중이 입장해 뜨거운 ‘봄 농구’의 열기를 몸소 체험했다. 안양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팽팽한 경기·선수간 신경전 흥행요소
5차전 관중 6112명…입석까지 매진
KGC, 삼성 꺾고 챔프전서 먼저 3승

남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의 흥행 바람이 안양을 강타했다.

경기도 안양시의 번화가는 1번가다.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프 5차전이 열린 30일만큼은 달랐다. 이날 안양의 최대 번화가는 KGC의 홈구장인 안양체육관이었다.

KGC와 삼성은 1∼4차전을 치르는 동안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1·3차전은 KGC, 2·4차전은 삼성이 챙기면서 2승2패로 맞섰다. 챔프전 직전까지만 해도 정규리그에서 거친 몸싸움을 주고받았던 문태영(삼성)과 양희종(KGC)의 맞대결이 주목 받았다. 또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와 데이비드 사이먼(KGC)의 외국인 센터 매치업 등이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챔프전의 열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2차전이었다. 2차전 1쿼터 도중 KGC 주포 이정현과 삼성 이관희가 충돌하면서 챔프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한 농구 관계자는 “이정현, 이관희의 충돌은 선수 개인이나 구단에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었겠지만, 흥행요소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팬들의 관심을 높인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3차전부터 관중이 부쩍 늘었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응원경쟁에도 제대로 불이 붙었다. 여기에 4차전이 끝난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이관희가 이정현을 ‘그 선수’로 표현하면서 분위기는 한층 가열됐다. KGC 선수들은 남은 시리즈에서 경기 전 몸을 푸는 동안에도 간단한 인사 외에는 삼성 선수들과 말을 섞지 않기로 했다.

30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에서 KGC인삼공사 강병현과 삼성 이시준, 김태형이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안양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0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에서 KGC인삼공사 강병현과 삼성 이시준, 김태형이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안양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0일 5차전을 앞두고 KGC 관계자는 “예매표는 일찌감치 다 판매됐다. 일부 현장 판매분만 남았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도 “원정팀에 할당된 표가 구매 개시 5∼10분 만에 모두 동이 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5차전 시작을 2시간여 앞두고 안양체육관 매표소에는 매진 표시가 나붙었고, 입석마저 다 팔려나갔다. 이날 안양체육관에는 6112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를 통틀어 안양의 최다관중이다. 안양체육관 내부는 2층 맨 윗줄 복도, 2층 계단까지 발 딛을 틈도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경기 직전 매표소를 찾았던 한 농구 팬은 “평소처럼 생각하고 경기시간에 맞춰 표를 사러 왔는데, 매진이 돼 경기를 볼 수 없게 됐다”며 발길을 돌렸다. 매표소 앞에선 농구를 보지 못해 우는 어린이 팬, 표를 미리 예매하지 않은 것에 화난 여자친구를 달래기 바쁜 남성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최근 프로농구 인기는 1990∼2000년대 같지 않다고 하지만, 이번 챔프전처럼 볼거리가 넘치면 팬들은 경기장을 찾는다. 2017년 ‘봄 농구’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안양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