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선택은 정해져 있었다. 관건은 ‘어느 팀의 구슬이 나오느냐’였다. 확률이 이겼다. 도합 120개의 구슬 중 가장 많은 숫자를 보유한 도로공사(30개)를 가리키는 22번이 첫 번째로 나왔다. ‘2016~2017NH농협 V리그’ 여자부 정규시즌에서 져주기 논란(?)까지 감수해가며 최하위(6위)를 했던 도로공사의 인내가 보상 받는 순간이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망설임 없이 부르고 싶었던 이름을 호명했다. “이바나 네소비치(28·세르비아).” 12일 중구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의 윤곽이 가려지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10~1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트라이아웃부터 ‘군계일학’이었던 이바나는 이견 없이 2011~2012시즌 이후 6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이바나의 가세로 도로공사는 최대 약점이었던 라이트 주공격수를 보강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도 참전할 계획이어서 예정대로 진행되면 레프트 공격력까지 확보된다. 이미 세터(이효희)와 센터라인(정대영~배유나) 등에서 탄탄한 전력을 보유한 도로공사는 단숨에 약점들을 보완하며 일약 우승후보로 떠오를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구슬 추첨에 따라 GS칼텍스가 2순위 지명권을 가졌는데 예상을 깨고, 세네갈 출신인 파토우 듀크(32)를 택했다. 적지 않은 나이와 비교적 작은 키(183㎝)에도 레프트와 라이트를 두루 볼 수 있는 점에서 점수를 딴 것으로 보인다. KOVO 여자부 사상 첫 아프리카 출신 선수가 탄생하게 됐다.
3순위를 잡은 현대건설도 파격적으로 엘리자베스 캠벨(23·미국)을 발탁했다. 사전 선호도에서 높은 순위를 받은 이리나와 이미 KOVO에서 검증된 헤일리를 포기하고, 캠벨의 가능성을 본 셈이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이 2017~2018시즌 팀에 전면적 변화를 주는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FA 센터 김수지와 외국인선수 러브의 이탈로 전력누수가 심한 흥국생명은 구슬 지명권에서도 밀리는 불운을 맛봤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2015~2016시즌 손발을 맞췄던 테일러 심슨(23·미국)을 재신임했다. IBK기업은행은 매디슨 리쉘(24), 인삼공사는 알레나 버그스마(27)와의 재계약을 결정했다.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은 연봉 15만 달러(약 1억7000만원·세금 포함)를 받는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시 1만 달러(약 1100만원), 준우승 시 5000달러(약 560만원)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계약기간은 오는 8월부터 내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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