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미다스는 만지는 모든 게 황금으로 변하는 그리스 신화 속 임금이다. 주인식 문경시청 정구팀 감독(54)도 손을 대는 선수마다 금빛으로 변한다.
현재 남자 정구 국가대표팀 1진 김기효(26) 김재복(33) 김주곤(31) 문대용(24) 추명수(26) 등 다섯 명이 모두 문경시청 소속이다. 남녀 정구 실업팀 21개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여기에 여자 팀에서도 송지연(23)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문경시청은 올해 대표 선수를 총 6명 배출하게 됐다. 문경시청은 실업팀 중 유일하게 남녀 팀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3관왕 김범준(28)도 문경시청 소속이다. 김범준은 이번에 개인 사정으로 대표 선발전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언제든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12일 제95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만난 주 감독은 “김범준하고 복식에서 짝을 이루는 김동훈(28·순천시청)이 컨디션 난조로 대표팀 선발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김범준도 참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전까지 대표팀 에이스라고 평가받던 김동훈을 키운 것도 주 감독이다. 김동훈은 대구가톨릭대 졸업 후 문경시청에서 뛰다 2015년 고향(광주)과 가까운 순천시청으로 팀을 옮겼다.
주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서도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14개를 따냈다.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 대회 때 두 차례 감독을 맡아 두 차례 모두 전 종목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2009년에는 지도력을 인정받아 체육계 최고 훈장인 청룡장을 받기도 했다.
경북 성주군 출신인 주 감독은 “1994년 처음 문경시청 감독을 맡을 때만 해도 문경에서 이렇게 오래 지내게 될 줄 몰랐다. 문경시 관계자들께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덕에 ‘우승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지도자 생활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항상 문경시청을 세계 최고의 정구팀으로 키우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