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전 대비 세네갈과 평가전 2-2… 조영욱-백승호 골로 자신감 넘쳤지만
세트피스 대응-수비조직력 아쉬워… 신태용 감독 “많은 것 숨기고 경기”
“출정식이 열리는 날 잔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쉽네요.”
신태용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47)은 14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평가전이 끝난 뒤 활짝 웃지 못했다. 20일 개막하는 월드컵의 출정식을 겸해 열린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이 후반 막판 동점골을 허용해 2-2로 비겼기 때문이다.
세네갈은 기니와의 월드컵 본선 A조 조별리그 1차전(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대비한 상대다. 아프리카 예선에서는 세네갈이 2위, 기니가 3위를 기록했고, 양 팀 간 준결승 맞대결에서는 세네갈이 1-0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세네갈전을 통해 공격진의 자신감을 얻었지만 세트피스에서의 수비 조직력은 아쉬움을 남겼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3-1 승), 우루과이(2-0 승)와의 평가전에서 5골을 뽑아낸 대표팀의 공격진은 이날도 날카로웠다. 이승우(FC바르셀로나), 조영욱(고려대), 백승호(FC바르셀로나)로 구성된 ‘스리톱’은 적극적 돌파와 연계 플레이로 상대를 위협했다. 전반 18분 이승모(포항)가 상대 수비 진영으로 빠르게 파고드는 조영욱에게 패스를 했다. 세네갈 골키퍼가 걷어낸 볼은 수비수에게 맞고 조영욱 앞쪽으로 떨어졌고, 조영욱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낚았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조영욱은 수비 뒤쪽 공간을 파고드는 민첩한 움직임으로 세네갈을 괴롭혔다. 그를 보면 카메룬의 공격수 사뮈엘 에토오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흑표범’으로 불리는 에토오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인터밀란(이탈리아)의 리그 우승을 이끈 세계적 공격수다. 전반 36분에는 조영욱의 패스를 받은 백승호가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에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골 감각이 떨어졌던 그는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체력과 경기 감각 회복에 집중했다. 백승호는 “현재는 정상 컨디션의 90% 정도다. 대회 개막 때까지 100%의 몸 상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공격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수비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31분 프리킥과 후반 40분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했다. 상대 선수를 마크하는 데 실패하면서 골을 허용하는 등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이 위원은 “볼이 페널티 지역으로 넘어오기 전에 상대 선수가 골문을 향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데 이 부분을 완벽히 수행하지 못했다”면서 “한국과 맞붙는 상대 국가들에 치명적 약점을 노출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 강화를 촉구하면서도 세트피스 실점이 크게 걱정할 사안은 아니라고 내비쳤다. 그는 “장신 선수가 많은 기니도 세트피스에 강하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 우리의 세트피스 방어 형태 등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면서 “핑계로 들릴 수 있겠지만 많은 것을 숨기려 했다”고 말했다. 조제프 코토 세네갈 감독은 “한국이 기니보다 강한 것 같다”면서 “(한국이) 수비 시에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는 것을 줄이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고 말했다. 평가전을 모두 마친 대표팀은 16일 기니와의 경기가 열리는 전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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