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은 배신하지 않았다. 15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201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구슬 숫자대로 지명권이 나왔다. 2016~2017시즌 꼴찌여서 가장 많은 35개의 구슬을 보유한 OK저축은행은 1순위 지명권을 확보했다. 추첨기에서 OK저축은행을 가리키는 숫자가 나온 순간, 짧은 탄성이 터졌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브람 반 덴 드라이스”를 호명했다. 키 206㎝의 라이트 공격수 드라이스(벨기에)를 두고, 김 감독은 “거의 유일한 뽑을만한 선수였다. 성격도 좋다”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2순위 지명권을 얻은 구슬 30개의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알렉산드리 페헤이라(포르투갈)를 선택했다. 권 감독은 “레프트를 뽑았다. 우리로서는 모험이다. 라이트는 이강원과 김요한으로 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장의 공통된 견해는 이 두 선수를 제외하면 딱히 뽑을 선수가 없었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트라이아웃은 외국인몸값을 잡으려는 명분은 알겠지만 정작 경쟁력 자체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삼성화재(타이스)와 우리카드(파다르), 대한항공(가스파리니) 등 7팀 중에서 3팀이 기존 외국인선수와 재계약을 선택했다.
그 다음 지명권을 확보한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은 브라질 출신 라이트 펠리페 알톤 반데르(키 202㎝)를 골랐다. 예상을 깬 선택에 행사장이 잠깐 술렁였는데, 김 감독은 “에이스가 아니어도 괜찮았다. 우리 팀은 서재덕, 전광인이 있으니까 분위기를 끌어올려주는 보조 공격수면 된다. 다만 체중은 좀 빼야 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승팀이라 구슬이 5개밖에 없었던 현대캐피탈은 예상을 깨고, 한국전력과 재계약이 불발된 라이트 바로티를 깜짝 선택했다. 이는 곧 문성민의 레프트 전환을 의미하는 포석이다.
이번에 신규 지명을 받은 4명의 선수는 30만 달러(세금 제외)의 연봉을 받는다. 기존 팀과 재계약이 된 3명의 선수는 30만~35만 달러의 연봉이 보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