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34·KIA)는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역사상 첫 번째 100억원 계약의 주인공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이대호(35·롯데)가 4년 150억원에 계약하면서 최대 금액 기록은 얼마가지 않아 깨졌지만 순수 국내 FA 최고 계약 기록은 여전히 최형우가 갖고 있다
과연 100억원의 사나이 최형우는 새 팀 KIA에서 얼마만큼 역할을 해내고 있을까.
15일까지 최형우는 타율 0.358(4위), 홈런 10개(3위) 타점 31개(1위)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OPS(출루율+ 장타율)는 1.180으로 리그에서 독보적인 1위다.
한 가지 더 살펴볼 수치는 ‘RC/27’, 즉 경기당 득점생산력이다. 현대야구에서 타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 중 그 객관성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영역이다. KBO리그 통계회사 스포츠투아이가 사용하는 RC 공식은 ‘RC=(안타+4구+사구-도루실패-병살타)×(총루타수+0.26[4구-고의4구+사구]+0.52[희생번트+희생플라이+도루])/(타수+4구+사구+희생번트+희생플라이)’로 매우 복잡해 보인다. 그러나 간단하게 풀이하면 1회부터 9회까지 27개 아웃카운트 모두를 최형우 혼자 타석에 서서 투수와 상대하면 어느 정도 득점을 올릴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개념이다.
최형우의 경기당 득점생산은 15일까지 무려 12.42점이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며 특A급 타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최형우는 홀로 한 경기 공격을 모두 책임진다고 가정할 때 12.42점을 올릴 수 있는 가공할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KIA가 1위를 질주할 수 있는 큰 힘이다.
KBO리그에 경기당 득점생산이 10점 이상인 타자는 5명뿐이다. 그 중 12점 이상은 최형우 단 한명이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지만 100억원 계약이 부끄럽지 않은 뛰어난 타격이다.
참고로 최형우에 이어 SK 한동민과 최정이 막강한 홈런포를 앞세워 각각 11.52점, 10.92점으로 2~3위, 이어 이대호와 양의지(두산)가 각각 10.75점, 10.69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