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동아일보기 대회 단식 우승
파워 스트로크 앞세운 문혜경 눌러… 복식 2위 아쉬움 씻고 챔피언 복귀
남자는 이요한 3년만에 금메달 “임신 아내 돕느라 힘들었는데…”
15일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제95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여자 일반부 단식에서 우승한 김지연(옥천군청)이 결승에서 문혜경(NH농협은행)의 공격을 받아내고 있다(왼쪽 사진). 남자 일반부 단식에서 3년만에 정상을 탈환한 이요한(이천시청)이 포핸드 스트로크하고 있다. 문경=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경기를 마친 김지연(23·옥천군청)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승리한 소감을 묻자 “너무 힘들어요. 조금 있다가 대답하면 안 될까요”라며 웃었다. 그만큼 정상에 오르는 길은 힘들었다.
김지연이 15일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제95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여자 일반부 단식 결승에서 문혜경(20·NH농협은행)을 접전 끝에 4-2로 눌렀다.
우승을 다툰 김지연과 문혜경은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 정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두 선수의 대결은 시종일관 불꽃을 튀겼다. 문혜경의 파워 넘치는 스트로크에 김지연은 스피드를 앞세운 수비로 맞섰다. 마지막 게임을 12-10으로 따내며 승부를 결정지은 김지연은 “혜경이는 힘이 좋다. 예리한 각도의 샷을 구사해 애를 먹었다. 단체전과 복식에서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을 풀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복식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결승에서 패한 김지연은 2015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주정홍 옥천군청 감독은 “간판스타 김애경 은퇴 후 주위의 관심이 집중되자 김지연이 부담감으로 주춤거렸으나 멘털 컨트롤을 통해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단체전 금메달, 여자복식 은메달, 혼합복식 동메달을 딴 김지연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아경기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지연은 “한국 정구가 다시 한번 아시아경기 전관왕에 오를 수 있도록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연과 문혜경은 다음 달 1일 진천선수촌에서 합숙훈련에 들어간다. 새롭게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유영동 NH농협은행 코치와 호흡을 맞춘다.
남자 일반부 단식 결승에서는 이요한(27·이천시청)이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한재원(수원시청)을 4-0으로 완파했다. 2연패를 이룬 2014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요한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같은 정구 선수로 국가대표 출신인 한우리(27)와 결혼했다. 12월이면 아빠가 된다. 이요한은 “현재 임신 10주인 아내가 많이 힘들어한다. 설거지, 빨래 등 집안일을 하느라 대회 준비에 집중할 수 없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행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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