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을 질주하는 호쾌한 모터보트와 치열한 1턴 마크 경쟁은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경정이 자랑하는 독특한 묘미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모터보트 조종술과 경주 흐름을 읽는 능력이 필요하다.
선수들은 반복된 훈련과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기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수면에서 발생하는 많은 변수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때문에 사실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정민수, 장영태, 김종민, 김효년, 박정아, 어선규, 심상철, 김응선, 유석현, 김민준 등이 꾸준한 성적으로 각 기수를 대표하며 팬들의 주목을 받는 선수가 됐다. 반대로 팬들 사이에서 자주 화제에 오르진 않지만 사랑받을 기량을 갖춘 선수들도 있다. 연구하고 노력하는 여현창은 그 가운데 하나다.
여현창은 2006년 5기 선수로 경정에 입문했다. 10명으로 시작한 5기는 현재 9명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5기를 대표하는 선두주자는 개인 통산 238승을 기록 중인 이승일이다. 그 뒤를 이어 최영재, 주은석, 고일수가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에 비한다면 여현창은 인기도 측면에서 뒤쳐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여현창은 상당히 매력적인 선수다. 2006년 평균 스타트 0.39초, 시즌 3승을 시작으로 매년 스타트 타임이 좋아지고 있어 언제든지 상위권에 올라갈 수 있는 선수다. 전성기는 2013년. 평균 스타트 0.19초대를 기록하며 한 시즌 개인 최다 승수인 22승을 거뒀다.
하이라이트는 스포츠경향배 우승이었다. 2013년 제7회 스포츠경향배 결승전에서 1코스에 출전해 스타트 타임 0.12초를 기록하며, 강자로 손꼽히던 김효년과 정민수를 제치고 생애 첫 대상경주 우승을 차지했다.
호사다마라고 할까. 여현창은 그 이후 출발위반 등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며 2014년 7승, 2015년 4승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다행히 2016년에는 13승으로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위한 시동을 걸어 놓았다. 비록 2017시즌 초반이지만 평균 스타트 0.20초를 기록하며 6승을 거두고 있다. 다승 선두 박설희(3기·14승)와는 상당한 격차지만 지난해 성적과 비교한다면 상당히 좋은 출발이다.
특히 최근 기세가 좋다. 올 시즌 28경기에 출전해서 거둔 6승 가운데 3승이 최근 6경주에서 나왔다. 많은 전문가들은 “단조로운 1턴 전개로 고전도 하지만 올 시즌 스타트 집중력과 함께 1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전법 대처능력을 보여줘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여현창의 앞으로의 활약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