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눌리던 넥센전 5회 안타… 일본프로야구 69경기 기록 넘어
대만 린즈성 ‘109경기’ 알려져… 한화, KBO에 “아시아기록 맞나”
한화 김태균(35)이 일본 스즈키 이치로(44·마이애미)를 넘어섰다.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 5회말 좌전 안타를 기록하며 연속 출루 신기록을 70경기로 늘렸다. 1994년 이치로가 오릭스에서 세운 일본프로야구(NPB) 연속 출루 기록(69경기)을 추월했다. 이전까지 4와 3분의 1이닝 퍼펙트피칭을 펼치던 넥센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팀의 첫 안타를 뽑아냈다. 2회 첫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났던 김태균은 두 번째 대결에서 초구 변화구를 노려 출루에 성공했다.
경기 뒤 김태균은 “송광민, 로사리오 같은 좋은 타자들이 앞에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도 (상대 투수의) 승부가 들어왔고 출루할 수 있었다. 항상 그래왔듯이 개인적인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출루를 통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일본 기록은 넘었지만 이를 아시아 신기록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대만프로야구(CPBL) 린즈성의 기록 때문이다. 3월 서울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 대만 대표팀 주장으로 참가했던 린즈성은 대만의 간판타자다.
CPBL에 따르면 린즈성은 2015년 6월 20일부터 이듬해 6월 14일까지 총 109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도중에 시즌이 바뀌고 자유계약선수(FA)로 라미고에서 중신으로 이적한 후에도 연속 기록을 이어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지난해 5월 린즈성이 100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자 “이치로와 1949년 메이저리그 연속 출루 기록을 세운 테드 윌리엄스(84경기)를 앞질렀다(outpaced)”고 전하기도 했다.
리그의 수준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가운데 다른 리그의 기록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이냐는 야구계에서 되풀이되는 논쟁거리다. 한화 구단이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에 김태균의 기록을 아시아 신기록으로 볼 수 있느냐는 문의를 한 것 또한 참고할 만한 기준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리그의 기록을 하나로 볼 수 있느냐를 따지면 문제는 좀 더 복잡해진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도 미일 통산 4257개의 안타를 친 이치로의 기록이 메이저리그의 피트 로즈가 1986년 은퇴하면서 세운 통산 최다 안타 기록(4256개)을 넘었다고 볼 것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리그의 수준 차이가 있으니 기록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일각의 의견과 달리 전문가들은 린즈성의 기록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자국 리그를 생각한다는 이유로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해선 안 된다. 다만, 대만 또한 린즈성의 기록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리그의 규모 확보나 국제적 교류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효봉 SKY스포츠 해설위원은 “린즈성의 기록을 인정한다고 해서 김태균의 기록이 평가절하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김태균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는 셈이다. 국내 팬들에게 출루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는 것만으로도 김태균의 기록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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