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코리안더비(GI)가 5월14일 렛츠런파크 서울서 막을 내렸다. 총 상금만 8억원으로 삼관경주 가운데 가장 높고, 통상 이 대회를 재패한 3세마가 그해 경마판도를 바꿔놓기 때문에 경마 팬들의 관심도 크다.
2016년에는 서울-부경 통합경주가 시행된 지 9년 만에 ‘파워블레이드’가 최초의 3관마로 등극하며 한국경마의 부흥을 이끌었다. 올해는 ‘파이널보스’가 KRA컵 마일(GⅡ) 우승마 ‘인디언킹’을 제치고 코리안더비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삼관마는 만나볼 수 없게 됐다. 코리안더비가 재미있는 이유는 승패에만 있지 않다. 관심을 모으는 만큼, 이색적인 징크스도 많은 대회이기 때문이다. ● 메니피 자마는 역시 강했다
제20회 코리안더비에서도 몸값을 올린 건 메니피였다. 2013년 ‘스피디퍼스트’, 2014년 ‘퀸즈블레이드’, 2015년 ‘영천에이스’, 2016년 ‘파워블레이드’에 이어 올해 ‘파이널보스’가 또 다시 승리해 5년 연속 메니피의 자마가 코리아더비 우승을 차지했다.
‘파이널보스’를 비롯해 메니피의 자마가 단 3두뿐이었고 출전마 모두 실력 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없었던 탓에 올해야말로 메니피의 아성이 무너질지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삼관경주 첫 번째 무대 ‘KRA컵 마일’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디언킹’도 메니피가 아닌 비와신세이키의 자마였기에 이번 대회는 여러모로 씨수말의 싸움 성격도 강했다.
하지만 2017년에도 이변은 없었다. ‘파이널보스’가 3마신 이상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덕분에 메니피는 신흥강자들의 매서운 도전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불패신화를 이어가게 됐다.
● 여전히 이어진 추입마 강세현상과 깨져버린 징크스
추입마의 강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파워블레이드’를 제외하면 서울-부경 통합으로 치러진 2008년 이후 역대 우승마들은 예외 없이 추입형이었다.
지난해에는 ‘파워블레이드’의 등장으로 징크스가 깨졌지만 올해는 달랐다. 우승마 ‘파이널보스’를 비롯해, ‘로열루비’, ‘아메리칸파워’ 등 추입형 경주마 4마리 가운데 3마리가 입상을 휩쓸었다.
반면 깨져버린 징크스도 있다. 서울이 부경을 앞지른 것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은 부경을 상대로 두 번밖에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가장 최근의 우승은 2012년. 지용철 조교사가 ‘지금이순간’으로 승리를 차지했다. 이번에 ‘파이널보스’가 3마신 차이로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당당히 우승을 차지해 서울 경마 팬들이 오랜만에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