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 같았던 롯데 외국인타자 앤디 번즈(27)가 최근 ‘백조’로 거듭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리며 팀 공격을 견인하고 있다.
번즈는 19일 잠실 LG전에서 다시 한번 홈런포를 토해내며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0-2로 끌려가던 4회초 1사 후 이대호와 최준석의 연속 안타로 1·3루 찬스에서 박헌도의 적시타로 1-2로 따라붙은 상황. 타석에 들어선 번즈는 호투하던 상대 선발 데이비드 허프의 초구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왼쪽 담장 너머로 날려버렸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4-2로 뒤집혔다. 롯데는 여기서 1점을 더 추가하며 4회에만 5점을 쓸어담아 승기를 잡았다. 이날 9-4로 승리하면서 번즈의 이 홈런은 결승타점으로 기록됐다.
번즈는 이날 5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천금같은 3점홈런으로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최근의 타격감이 좋은 상황이어서 향후 그의 활약에 기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주초 사직 kt 3연전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7안타를 몰아쳤다. 특히 17일과 18일엔 3안타씩을 터뜨렸다.
이날 LG전까지 최근 4경기 성적은 18타수 8안타(타율 0.444) 9타점. 홈런 2방과 2루타 4개가 포함됐다. 8안타 가운데 장타가 무려 6개다. 아울러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시즌 타율도 지난주까지 0.244였으나 단 4경기 만에 0.268(149타수 40안타)까지 끌어올렸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번즈가 많이 좋아졌다. 타석에서 여유로워졌다. 최근엔 상대 투수와의 타이밍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면서 “번즈가 살아나면서 득점생산이 한결 더 수월해지고 있다”며 반겼다. 실제로 롯데는 번즈가 타격감을 회복하면서 득점력이 크게 오르고 있다. 최근 4연승을 하는 과정에서 6점-9점-11점-9점으로 총 35점(경기당 8.75점)을 뽑아냈다.
번즈는 이날 경기 후 “타석에서 실투를 노리고 있었다. 마침 들어온 실투에 강하게 스윙한 것이 홈런으로 이어졌고,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고 기뻐하면서 “매 타석 공격적으로, 그리고 끈질기게 콘택트하려고 노력 중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는 타이밍을 잡으려고 너무 많이 신경을 썼다. 감독님께서 타이밍을 일찍 잡고 히팅포인트를 앞에 두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대호의 타격을 보고 좋은 모습을 많이 배우려하고 있다”고 최근의 타격감 상승세의 비결을 설명했다.
롯데는 시즌 2번째 4연승 행진 속에 시즌 20승(20패) 고지에 오르며 5할 승률에 복귀했다. 다음주엔 부상으로 이탈한 전준우도 복귀할 예정이라 그동안 ‘계륵 신세’였던 번즈만 방망이로 제몫을 해준다면 롯데의 공격력은 시즌 초반처럼 불타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거인의 진격’을 위한 키플레이어는 바로 번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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