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에밀리우 페이시(44)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다. 그는 포르투갈의 황금세대로 지칭되는 루이스 피구, 루이 코스타, 주앙 핀투 등과 함께 1991년 U-20 월드컵에서 우승을 일궜다. 당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한 그는 후배들을 이끌고 한국에서 개최되는 이번 U-20 월드컵을 다시 찾았다.
그러나 출발은 좋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2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슈팅의 정확도가 떨어져 잠비아에 끌려 다니다 끝내 승점을 챙기지 못했다. 조별리그 통과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페이시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며 격려했다.
포르투갈의 황금세대는 끝이 좋지 않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 출전한 포르투갈의 황금세대는 개최국 한국과 같은 조에 속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16강 진출이 가능했지만, 한국 박지성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져 일찌감치 짐을 꾸려 고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페이시 감독은 당시 포르투갈대표팀 멤버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친구들인 피구, 코스타, 핀투 등은 모두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에 참가했다.
포르투갈 U-20 대표팀 멤버들 중 일부는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U-17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경험을 지닌 유망주들이다. 잠비아전에서 원톱을 맡은 조제 고메스는 대회 득점왕과 MVP를 함께 거머쥐었다. 밝은 미래를 예고하는 또 다른 황금세대와 함께 한국을 찾은 페이시 감독이 첫 경기 패배의 아픔을 딛고 포르투갈을 16강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