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도입 비디오판정, 결정적 활약… 아르헨 반칙 잡아내 퇴장시키고
한국 조영욱 슈팅도 골 인정안돼
‘VAR는 그라운드 위의 모든 일을 알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세 이하 월드컵 최초로 도입한 비디오 판독 시스템인 VAR(Video Assistant Referees)가 개막 첫날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이날 열린 4경기 가운데 2경기에서 VAR가 가동돼 결정적인 판단을 내렸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기니 경기에서는 득점이 취소됐다. 한국은 1-0으로 앞선 전반 45분 이승우의 패스를 받은 조영욱이 상대 골 그물을 흔들었다. 한국 선수단은 골 세리머니를 했고, 기니 선수단은 고개를 숙였지만 1분여 뒤 주심은 두 손으로 비디오 판독을 의미하는 사각형을 그리며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승우의 드리블 과정에서 공이 엔드라인을 벗어났다는 게 이유였다.
같은 장소에서 앞서 열린 잉글랜드-아르헨티나 경기에서는 VAR가 선수를 퇴장시켰다. 아르헨티나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는 0-2로 뒤진 후반 30분 상대 진영 왼쪽에서 잉글랜드 수비수 키파요 토모리와 공을 다퉜다. 이 과정에서 토모리가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마르티네스는 골문 앞까지 쇄도한 뒤 상대 수비수 발에 공을 맞혀 코너킥을 얻어 냈다. 고통을 호소하던 토모리가 의료진의 체크를 받고 난 뒤 아르헨티나가 코너킥을 차려는 순간 왼쪽 귀에 꽂은 무선 수신기에 집중하던 무함마드 압둘라 하산 주심(아랍에미리트)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두 손으로 사각형을 그리며 그라운드 밖으로 나간 주심은 모니터를 확인하고 돌아와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마르티네스는 억울하다는 몸짓을 보였지만 이미 전광판에는 그가 오른 팔꿈치로 토모리의 얼굴을 가격하는 장면이 방영되고 있었다. 심판은 놓쳤어도 카메라는 다 잡았다. 파울부터 퇴장까지는 약 3분이 걸렸다.
VAR는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에서 처음 선보였고 이번이 두 번째다. 신태용 한국 대표팀 감독은 “골 무효는 아쉽지만 공정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23일 한국-아르헨티나의 경기에 마르티네스는 출전하지 못한다. 남미 예선에서 5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오른 마르티네스는 ‘제2의 테베스’로 불리며 빅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특급 공격수다. 한국으로서는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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