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선발로테이션을 거르는 법이 없으니까요. 등판해서 5이닝을 던지는 것도 1년에 1~2번? 200이닝은 무리일 수 있겠지만 대단한 거죠.”
두산 김태형 감독은 2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유희관을 칭찬했다. 2013년부터 매년 10승 이상씩을 기록하면서 최근 3년간 한 시즌 평균소화이닝수가 184.1이닝에 달하는 제자를 향한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선발이다. 승리도 많이 하지만 부상 없이 꾸준히 뛰어주면서 많은 이닝까지 던져주는 선발만큼 고마운 존재는 없다.
유희관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한 시즌 200이닝까지 넘보고 있다.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다. 그는 매년 “선수생활을 하면서 한 번은 200이닝을 꼭 던져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사실 지금까지도 적은 이닝을 소화한 것은 아니다. 2015년 177.1이닝, 2015년 189.2이닝, 2016년은 185.2이닝을 던졌다. 그럼에도 ‘200이닝’이라는 상징적 숫자를 계속해서 언급하는 이유가 있다. 그는 “200이닝이 가지는 의미가 좋다”며 “일단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던져야 달성이 가능하다. 그리고 한 시즌에 30경기 정도 등판한다고 하면 매 경기 6~7이닝씩은 소화해야 하는데 잘 던져야만 긴 이닝을 버틸 수 있지 않나. 길게 잘 던졌다는 증거가 200이닝이니까 욕심난다”고 설명했다.
불펜투수들을 쉬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는 “선발들은 한 번 던지면 5일간 휴식이 주어지지만 불펜투수들은 매일 같이 몸을 풀고 경기에 나선다”며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불펜에서 공을 던져야한다. 내가 좀더 많은 이닝을 던져서 쉬게 해줘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20일 광주 KIA전에 선발등판해 9이닝 동안 8안타 2삼진 무실점하며 완봉승을 거뒀다. 시즌 최고 투구수인 122개를 던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동료들을 위해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다.
그 덕분에 올해도 9경기에서 63.2이닝을 던지며 순항중이다. 지난 시즌에는 200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KIA 양현종(200.1이닝)과 헥터 노에시(206.2이닝), SK 메릴 켈리(200.1이닝) 등 3명이 나왔는데, 올해는 유희관이 200이닝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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