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U-20 월드컵에서 선수단 수송을 위해 사용되는 버스. 사진제공|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FIFA, 스폰서 노출에 민감…공식 버스만 허용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가 한창이다. 팀당 3경기씩 치러 16강 진출을 가린 뒤에는 토너먼트 단판승부로 우승의 영예를 다툰다.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대회 최종 엔트리(21명) 체제로 강화훈련을 진행하고, 2차례의 평가전을 소화한 U-20 태극전사들은 16일 전주에 입성해 기니(20일)~아르헨티나(23일)로 이어진 조별리그 A조 1·2차전 일정을 마쳤다. 이제 수원으로 옮겨 26일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 선수단은 전주에서 2대의 팀 버스를 이용해왔다. 이는 수원에서도 마찬가지이고, 토너먼트 진출 상황에 따라 경기가 이어질 여타 도시에서도 바뀌지 않는다. 나머지 23개 출전국 선수단이 버스 1대만 사용 중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한국 신태용(47) 감독의 특별 요청 때문이었다.
신 감독은 철저한 컨디션 관리를 위해 그동안 사용해온 28인승 대형버스를 대회 기간 내내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대한축구협회에 부탁했다. 쾌적하고 넓은 공간 덕분에 선수들이 편안히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급 축구대표팀의 소집훈련이 이뤄지는 파주 NFC와 A매치 개최도시를 오갈 때 태극전사들과 낭자들이 이용하던 버스가 바로 28인승이다.
다른 1대는 45인승이다. 2017피파20세월드컵조직위원회가 각국 선수단에 제공한 이 버스에는 대회 로고 및 엠블럼, 슬로건, 마스코트, 국기 등이 래핑돼 홍보대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성인월드컵이 아닌 U-20 월드컵에서 래핑 버스가 운행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그만큼 조직위는 세심하게 U-20 월드컵을 준비하고 기다려왔다.
물론 28인승 버스에는 래핑 문양이 없다. 글로벌 스폰서의 권익을 중시하고, 마케팅에 몹시 까다로운 FIFA가 대한축구협회에서 한국 선수단만을 위해 제공한 버스의 부착물에도 몹시 민감한 반응을 보인 까닭에 U-20 대표팀 지원스태프는 청색 테이프로 버스에 부착된 대한축구협회 스폰서 로고를 전부 가리는 수고를 치러야 했다.
그나마도 경기 당일에는 운행하지 못한다. FIFA의 제지를 받아 20일 기니전, 23일 아르헨티나전 때는 운행을 멈췄다. 그래도 큰 문제는 없다. 어디까지나 경기 당일뿐이다. 그 외에는 전부 28인승 버스를 사용한다. 45인승 버스는 스태프 및 장비 수송에 쓰인다.
U-20 대표팀 관계자는 23일 “공간 활용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 190㎝가 넘는 장신 선수도 28인승 버스에선 발을 쭉 뻗고 편안히 어깨를 기댄 채 잠을 청해도 많이 피곤하지 않다. 이 정도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지 못하면 우리한테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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