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포수’ LG 유강남 “더 꼼꼼하게, 더 철저하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26일 05시 30분


LG 유강남. 스포츠동아DB
LG 유강남. 스포츠동아DB
유강남(26)은 LG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포수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한 시즌에 100경기 이상 뛴 게 2015시즌부터다. 지난해부터 정상호(35)와 번갈아 가면서 경기출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지금 주어지는 ‘기회’는 너무나 소중하다. 벤치에 앉아있어도 배우는 게 많기 때문이다. 올 시즌은 장점으로 꼽힌 타격에서 부진해 스트레스를 적잖이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에게 시행착오를 겪는 이 과정은 행복하기만 하다.

LG 유강남. 스포츠동아DB
LG 유강남. 스포츠동아DB

● “타자 잡기만 급급했던 예전과 달라진 요즘”

유강남은 매일 바쁘다. 꼭 경기에 나가서가 아니라 경기에 나가지 않아도 벤치에서 다른 포수들의 행동을 눈으로 쫓으면서 공부한다. 올해로 사실상 1군 3년차가 되면서 느끼는 점도 많다. 그는 2015년만 해도 ‘빨리 타자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런데 다른 포수들의 모습을 보다보니 자신과는 또 달랐다. 특히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는 법 없는 두산 양의지의 여유는 부럽기까지 했다.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그도 달라지기로 결정했다. 그는 “조금씩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해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며 웃고는 “전력분석도 열심히 하지만 사실 타자는 투수의 컨디션에 따라 타석에서 그날 컨택트 포인트를 바꿀 수 있다. 유인구를 던져보면서 이 타자가 어떤 공을 노리는지 움직임을 살펴볼 수 있는 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LG 유강남. 스포츠동아DB
LG 유강남. 스포츠동아DB

● “포수 미팅이 없었다면 발전할 수 없었을 것”

유강남이 이처럼 빠르게 발전하는 데는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 복기는 기본이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포수노트를 작성하는 건 이미 일상이 됐다. 이를 증명하듯 항상 그의 옆에는 빽빽하게 글자가 적힌 노트가 놓여져 있다. 이뿐만 아니다. 김정민 배터리코치가 여는 포수미팅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매일 열리진 않지만 김 코치는 필요할 때마다 포수미팅을 열어 잘 한 부분은 칭찬하고, 잘 안 된 부분은 어떤 게 잘못됐는지 지적해준다. 제자도 김 코치의 말을 허투루 흘려듣지 않고 조언을 머리에 새긴다.

유강남은 “포수라는 포지션은 힘든 부분이 많지만 예전 홍성흔 선배님(은퇴)이 목소리를 크게 내면서 파이팅하는 모습이 멋있어서 계속 했다”며 웃고는 “매년, 매 경기 하면서 느끼는 점은 포수니까 좀더 철저하게, 좀더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상대 타자들을 이길 수 있고, 투수들을 잘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단한 포수들에 비해 아직 모자라지만 그래도 경험을 쌓으면서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더 노력해서 정말 팀의 미래를 책임질 포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